(제 23 회)

제 2 장 특종기사를 찾아서

23

 

만일 직업때문이 아니라면 이런 사내와 마주앉아 차를 마시는 일이 절대로 없을것이라고 연희는 속으로 몇번이나 외우고있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애젊은 청년인데도 그에게는 병적인 공포가 있었다. 그 공포가 그를 생명보험에 가입하라고 충동질한 모양이였다. 얼굴이 해쓱한 청년은 차를 한모금 마시고나서 넌더리나는 이야기를 계속하고있었다.

《한밤중에 문득 잠에서 깨여나 방에 있는 거울을 본적이 있습니까? 자신의 모습을 보며 알수 없는 공포를 느낄 때, 그것은 바로 거울속의 자기자신의 모습을 파괴할수 없기때문입니다. 그때의 거울속의 모습은 이미 자신이 아니라 거울을 깨지 않는 이상 파괴할수도 만질수도 없는 형체입니다. 그리고 과연 거울을 깨였다고 해서 거울속의 모습이 사라집니까? 이 세상의 거울을 모두 깬다면 가능하겠지만… 거울속 자신의 모습은 바로 우리가 파괴할수 없는 형상입니다. 가장 쉽게 귀신을 볼수 있는 방법… 그것은 바로 거울속에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생물인 바로 그 인간의 모습을…》

연희는 속으로 한숨을 쉬였다. 얼뜬한 이 청년은 어떤 소녀를 짝사랑하던 나머지 생에 대한 자가당착에 빠진 모양이였다.

《결국 난 알았습니다. 사람은 태여나면서 죽어간다는걸… 아이로니하게도 태여나는 그 시간이 바로 죽어가는 그 시작이라는걸… 그런데 사람들은 왜 죽음을 두려워합니까? 우리가 모르는 세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때문입니까? 아닙니다. 인간이 파괴할수 없는 유일한것이 죽음이기때문입니다. 죽음은 예고없이 순간에 다가옵니다. 건늠길을 건늘 때 벼락같이 달려들기도 하고 한밤중에 잠을 잘 때 하얀 유령이 되여 슬그머니 찾아들어와 심장을 꼭 감싸쥐여 멈춰놓습니다. 인간은 그렇습니다. 암, 에이즈, 귀신… 인간은 자기가 파괴할수 없는것에 공포를 느낍니다. 만일 인간이 심령들을 의지로 파괴할수만 있다면 귀신도 두려워하지 않을겁니다.》

연희는 속이 훌렁거리는것을 가까스로 누르며 서류들을 내밀었다. 청년은 서류를 내려다보면서도 혼자말로 뭐라고 중얼거렸다. 연희는 애원하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청년의 손에서 금방 수표를 받으려던 서류를 뺏고는 다른 종이에 정신병원 교수의 명함을 적어 내밀었다.

《여기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든가 아니면 직접 이 선생님을 찾아가보세요. 이 선생님이 왜 당신이 공포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거울속의 인간이 누구인지 가르쳐줄거예요.》

제 먼저 자리에서 일어서 나오며 연희는 저 청년에게 필요한것은 정신병치료라고 확신했다. 승냥이들의 생존법칙만이 존재하는 이 땅에서는 끊임없는 사회적혼란과 가중되는 정치적불안정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정신육체적으로 병들어가고있다. 밤마다 현란한 네온등이 번쩍거리지만 그밑을 오가는 사람들은 고된 생활난과 나날이 더욱 캄캄해만지는 앞날에 대한 불신으로 너나없이 비관과 절망에 빠져 허덕이고있는것이다. 삶의 순간순간이 모진 고통으로 이어져 현대의학으로써는 도저히 치료할수 없는 사회적병페의 희생물들이 늘어만 간다. 누구보다 생기발랄해야 할 청년들마저 극단한 모순과 우울증에서 헤여나지 못하고 사회악이 부식시킨 갖은 병마에 시들어가고있는것이다.

연희는 이런 악페를 잘 알면서도 어쩔 도리가 없는 나약한 자신에게 화가 났다. 별안간 속이 울적해난 그는 전화기를 들었다. 저도 모르게 김현철을 찾았음을 깨달은것은 이미 통화가 이어진 다음이였다.

《김현철입니다.》

침착한 목소리에 연희는 왜서인지 신경질이 났다.

《너무하시지 않아요?》

《또 무슨 일입니까?》

《하여간 지금 좀 만나요.》

《지금은 시간이 없습니다.》

연희는 입술을 깨물었다. 이제는 자기가 시끄럽다는 로골적인 짜증으로 느껴졌다. 통화를 콱 끊어버리고싶었다. 하지만 실은 그를 꼭 만나야 할 리유가 있었다.

연희는 속을 다잡으며 조금 살가운 목소리를 냈다.

《꼭 하고싶은 이야기가 있는데요.》

《전화로는 안되겠습니까?》

《아니요. 반드시 만나서 해야 할 이야기예요.》

《당장은 안되겠습니다. 래일 점심에 봅시다.》

《어디예요?》

《시내에서 멀리 나와있습니다. 저녁에나 들어갑니다.》

《기다릴테니 돌아오는 즉시에 알려주세요.》

《그럽시다.》

 

김현철이 통화를 마치자 앞에 앉아있던 나이지숙한 검사가 물었다.

《무슨 전화입니까? 얼굴색이 안 좋아보이시는데…》

김현철은 당황해 손사래를 쳤다.

《아, 별치않은 일입니다. 동생이 장난전화를 했습니다.》

《그런 동생이 있습니까?》

《예, 좀 귀찮은 동생이 하나 있습니다.》

김현철은 속이 부글부글 끓었으나 애써 내색하지 않았다. 생각할수록 괘씸했다.

(내가 그렇게 만만해보이는가?)

저녁에 만나면 따끔히 한마디 해야겠다고 속으로 별렀다.

《자, 계속합시다.》

김현철은 검사에게로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그러니까 이게 마약과자입니까?》

《예, 환각효과가 3~4배인데다가 마약견도 알아내기 힘듭니다. 현재로서는 첫 발견입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개도 냄새맡지 못하는걸 어떻게 알아냈습니까?》

《그야 사람은 개가 아니니까요.》 하며 검사는 빙그레 웃었다.

《솔직히 초기에는 이런 마약과자가 있는줄은 몰랐습니다. 대마초나 필로폰은 어떤 형태로 위장되든 우리 눈을 피할수 없겠지만 과자덩어리에 마약성분이 함유된 마약과자는 육안으로 식별하기 힘들었습니다. 이번 수사를 돕던 어느 한 류학생으로부터 엄지손가락만 한 크기의 쵸콜레트과자가 유럽 등지에서 류행되는 마약과자일지도 모른다는 정보를 제공받아 부랴부랴 마약과자의 성분을 확인했습니다. 이번에 압수한 마약과자는 천여명이 투약할수 있는 분량으로서 상당한 량입니다. 이 과자는 쵸콜레트를 듬뿍 넣어 만들었기때문에 맛도 일반쵸콜레트과자와 비슷하며 마약냄새가 거의 나지 않기때문에 마약견도 쉽게 알아채지 못합니다. 이 마약과자는 주사기나 물주리없이도 언제 어디서든 복용이 가능하며 간단히 환각에 빠질수 있게 합니다. 비록 과자형태를 띠고있지만 분명히 중독성이 강한 마약이므로 자칫하면 생명을 빼앗을수도 있기때문에 일반마약보다도 더 위험하다고 할수 있습니다.》

《그렇군요.》

김현철은 고개를 끄덕이며 검사의 말에 수긍했다. 날로 심화되는 사회적인 불평등과 기형화는 극소수의 부유계층을 변태적인 생활로 유혹했고 하루하루 생존위협에 쫓기고있는 평민들을 불안과 공포에 몰아넣었다. 그래서 요즘 마약과 같은 환각제에 매달려 말세기적인 환락을 추구하는자들이 많아지는가 하면 반면에 그것으로 생에 대한 고달픔을 잊고 악몽에서 벗어나보려는 타락한 사람들이 부단히 늘고있었던것이다.

《이야기를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를 하며 일어서던 김현철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물었다.

《한가지 도움받고싶은게 있습니다. 10여년이 지난 살인사건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검사는 이야기가 뚱딴지같은 화제로 뻗어가자 일순 어리둥절해졌다. 잠시후에야 머리를 기웃거리며 뜨직뜨직 대답했다.

《어떤 사건인지는 알수 없지만… 우선 현장에서부터 사건조사를 시작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머리를 약간 숙이고난 김현철은 밖으로 나왔다.

신문사에서 마약과자를 색출해낸 검사를 취재하라는 지시를 받고 나올 때에도 그의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고 지꿎이 맴돈것은 역시 김춘옥의 살해사건이였다. 정확한 물적증거나 증인이 없는 이상 기사를 게재할수 없다는것이 부장의 주장이였고 신문사의 립장이였다. 그렇다고 하여 기자로서 정보를 제공한 사람을 로출시키면서 기사를 실현하겠다고 할수도 없었다. 중요한것은 물적증거인데 그것을 어디에서 찾아내야 할지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마약과자와 관련된 취재를 떠날 때 검사에게 도움을 청해보리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완전히 드러내놓고 물을수도 없는 노릇이여서 취재를 마치면서 지나가는 말처럼 질문을 던져보았던것이다.

(살인현장이라… 오래전의 사건인데도 현장에 뭐가 좀 있을가?)

검사의 말이 옳은것 같았다. 아무리 오랜 사건이라고 해도 먼저 현장에서부터 시작하는것이 정확할것이다. 꼭 증거를 찾아내기 위해서만이 아니였다. 사건에서 중요한것은 동기이다. 그 동기를 파악하자면 우선 문태석을 만나야 하지만 그를 만날수 없다면 살인사건현장에라도 가보아야 할것이였다.

(하긴 범을 잡으려면 범의 굴로 들어가라고 했지.) 하고 그는 중얼거렸다.

 

그 시각 회사로 돌아온 박영준은 녀서기가 내미는 문건을 받았다. 그것은 그의 지시대로 문태석에 대한 추적자료를 종합한것이였다. 문태석의 현재 집주소는 재개발지역이였는데 그자가 주소를 옮기지 않았기때문에 행처를 알아낼수 없었다. 그러나 영특한 부하들은 그의 이름으로 명기된 구좌를 찾아냈다. 그것을 추적한 결과 그는 현재 마카오에서 투자회사를 창설하고 기업가들의 투자를 류치하였다가 리윤액을 분배하면서 상당한 자금을 모으고있음을 알수 있었다. 문건에는 현재의 그의 구좌형편에 대해 상세한 분석이 있었다. 물론 그의 구좌에 얼마만한 액수의 자금이 있는지는 알수 없었으나 류통액을 보면 많은 액수일것으로 추측되였다. 그것이 현재 빠른 속도로 류출되고있는것으로 보아 문태석은 요즘에 와서 큼직한것을 준비하고있는것 같았다. 만일 리기철과 끈덕진 인연을 맺고있다면 문태석의 자금은 지금 조대풍의 선거자금으로 대량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수는 없었다. 그런즉 문태석을 압박하면 그것은 곧 리기철의 손발을 얽어매는것이나 다름없었다.

(이건 또 뭐야?) 하고 박영준은 문건의 다음 페지를 살펴보았다.

이상한 문서장이였다. 라주정신병원에서 문태석의 거주지로 보내진것을 가로챈것이였다. 병원건물보수와 관련하여 환자를 당분간 귀가치료하는것이 좋겠다는 통지서였다.

(혹시 문태석이 정신병원에 있는게 아냐?)

서류의 마지막장을 펼치던 박영준은 거기에 눈길을 박았다.

오늘 저녁에 있게 되는 한강그룹 주주총회에 문태석이 나타날 예정이라는 보고였다. 문태석은 한강그룹에 4%정도의 주식을 가지고있는 주주라는것이다.

박영준은 서기가 들여온 커피잔을 만지며 머리를 굴렸다.

(대체 무슨 감투끈인가? 마카오에 본거지를 두고있다는 문태석의 투자회사, 몇시간후에 있게 될 한강그룹의 주주총회에 참가한다는 문태석 그리고 라주정신병원에서 보내온 문서장…)

36계중에 상옥추제라는 말이 있다. 고의적으로 적이 높은 곳으로 올라가게 한 다음 사다리를 치운다는 뜻으로서 리득을 볼수 있는 지역을 적에게 로출시켜 적을 유인하고는 그 퇴로를 차단하고 수세에 몰아넣어 항복하게 하는 계책이였다.

박영준은 지금 당장 라주에 사람을 보내여 실태를 정확히 알아보고싶었다. 그러나 서뿔리 움직여서는 안되였다. 문태석과 관련된 자료들은 하나도 련결되는것이 없었다. 문태석의 현 거주지는 개발지역이여서 그의 행처를 찾을수 없다는것이 의문의 첫째고 다음으로는 마카오에서 투자회사를 경영하고있다고는 하지만 유령회사일 가능성이 짙은것이 두번째 의문이였다. 라주정신병원에서 치료받는자가 정말로 자기가 찾고있는 문태석이라면 그 주위에는 반드시 덫이 있을것이다.

(어떻게 한다? …)

박영준은 눈을 번뜩였다.

(만일 김현철을 리용한다면…)

만일 문태석의 행처를 알면 김현철이 앞뒤를 가리지 않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량편이 서로 다투고있는 사이에 엉뚱한 제3자가 리익을 챙기는 어부지리라는것이 있다.

(그래, 김현철을 앞세우면 반드시 누군가가 나타날게다. 그때 감쪽같이 꼬리를 쥐면… 헌데 문태석의 행처를 어떻게 알린다?)

박영준은 련환계를 쓰면 아주 재미있는 일들이 펼쳐지리라고 타산했다. 그는 서기를 불러 명동일보사의 사회부에 전화를 련결하라고 하였다.

《김현철기자를 만나려고 전화했습니다. 지금 부재중입니까? 그럼 들어오면 한가지만 전해주십시오. 문태석이란 사람이 오늘 저녁에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리는 한강그룹 주주총회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말입니다. 문태석이 누군가구요? 김기자에게 전해주면 아실겁니다.》

전화를 끝내고난 그는 달콤한 기분으로 커피잔을 들었다.

 

저녁시간이 되여오자 프라자호텔로는 한강그룹의 주주들이 모여들고있었다. 그룹의 총회장이 오래동안 당뇨병을 앓고있었는데 주기적으로 인슐린을 맞고 살았다. 그외에는 다른 지병이 없어 그만하면 70고령의 나이치고는 건강하다고 봐야 할것이였다.

자신도 제 건강에 대해서는 자부하고있었는지 항상 연회상에 앉으면 100살 장수집안이라고 자랑을 늘어놓더니만 그만에야 자기 회사의 사무실에서 저혈당쇼크로 맹랑하게 사망하고말았다. 인생이란 가난뱅이나 부자나 할것없이 한번만 오고가는것이라는것을 70고령의 나이가 되도록 깨닫지 못했던것인지 아니면 저승사자가 한다하는 재벌총수의 위풍에 눌려 지나가리라고 믿었는지는 알수 없으나 똑똑한 유서 한장 남기지 못하고 급기야 세상을 하직한것이였다. 총수의 사망에 대처하여 그룹의 실권자들이 모여앉아 총회장선출문제를 론의하였는데 종당에는 두패로 갈라져 개싸움을 벌리게 되였다. 한패는 총회장이 자기의 후계자로 선출하고 경영수업을 받게 하였던 친손녀를 천거했고 다른 한패는 총회장 다음으로 회사의 실권을 쥐고있던 전무를 내세웠다. 실력면에서나 인맥면에서나 그룹안에서는 전무에게 밀리기마련인 손녀는 급기야 주주총회를 제기하여나섰다. 대개 주주들이란 이미전에 총회장의 혜택을 크든작든 받아온터라 그의 혈육인 손녀에게 손을 들기마련이라는 타산에서였다. 결국 그룹의 상층부안에서 불거진 개싸움이 한강그룹의 주권을 가진 모든 사람들의 싸움으로 번져져 프라자호텔로 모여들게 하였던것이다.

호텔로 찾아온 김현철에게는 그 싸움이 별로 심상하였다. 손녀가 총회장으로 되든 전무가 총회장으로 되든 그에게는 상관이 없었던것이다. 단지 그는 이 모임에 문태석이 참가할것이라는 정보를 제공받고 온것이였다.

총회에는 1%의 주식을 가진 사람까지도 모두 참가하였다. 직접 오지 못하면 의뢰인이나 대리인의 자격으로 누군가를 보냈다.

그들은 이미전부터 자기가 누구에게 손을 들어줄것인가를 타산하고 온것이였다. 그들이 한번 손을 드는데 걸린 금액은 거액이였다. 결국 이 총회자체가 실상은 돈싸움에 불과한것이였다. 실무가 약한 총회장의 손녀가 주주총회를 제기한것도 이것을 타산해서였다. 실력에서는 전무에게 밀려도 재력에서만은 자신이 있었다. 결국 총회장으로부터 많은 유산을 물려받은 손녀가 이겼고 뒤이어 전무의 사표가 수리되는것으로 총회는 마무리되였다. 그리고는 호텔연회장에서 성대한 피로연을 차리는것으로 끝을 장식했다. 그 연회 뒤끝에야 김현철은 문태석의 대리인을 만날수 있었다. 역시 문태석은 총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대리인은 그가 외국출장중이라고 하면서도 행처를 밝히기를 꺼려했다. 그리고는 김현철의 명함장을 그에게 전달하겠다고 약속하였다. 김현철은 자기의 명함장이 문태석에게 전달되면 혹시 그가 자기를 찾을지도 모른다는 한가닥의 희망을 안고 호텔을 나섰다.

문태석의 대리인에게 넘겨준 명함장은 즉시 리기철에게 전해졌다. 리기철은 화가 독같이 났다. 그는 곧 박영준을 찾았다.

《대체 일을 어떻게 해? 김현철이라는 그 기자나부랭이가 왜 이곳저곳 쑤셔대며 다니게 하는가 말이요? 하다못해 올해말까지라도 그녀석의 발목을 잡아놓으라니까! 그래그래, 어떻게 해서라도 올겨울까지 병원신세를 지게 만드오. 당장!》

리기철의 지시를 받고 잠시 골머리를 앓던 박영준은 전화기를 쥐였다.

《명동일보사 김현철기자를 손 좀 봐줘야겠다. 아니, 오래동안은 말고… 한 일주일정도 병원치료를 받게 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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