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 회)

 

제 3 장

11

 

격렬한 총성이였다. 주변의 언덕들과 나무들에 부딪쳐 메아리로 들려오는것이 더 장쾌하였다.

묵직한 중량감과 차거운 쇠붙이의 감촉도 이제는 거의 느껴지지 않으시였다. 요동치며 튀여나가는 총탄을 련발로 발사하는 총가목에서 안겨오는 고르로운 파동만이 그것을 힘껏 틀어쥐신 손을 통해 뻗쳐들어와 심장의 박동을 더해주고있었다. 몸부림치는 총신의 가스배출구에서 피여오르는 화약연기가 목표물을 조준하는데 다소간 방해가 되였지만 김일성동지께서는 오히려 그것을 더 보고싶으시여 또다시 방아쇠를 당기시였다.

우리의 로동계급이 만든 우리의 기관단총이 세상에 대고 고고성을 터치고있는것이였다. 이 총성은 하나의 정교한 음악인듯싶으시였다. 뛰쳐나가는 총탄의 반충이 이 세상에서 가장 힘있는 음악의 리듬인듯싶으시였다. 격철이 격침을 때린 순간 구경 7. 62미리의 자그마한 총탄이 총신강을 회오리치며 빠져나가 총구에까지 도달하는 모양이 그이의 상상속에 비껴들었다. 총신강과 격발기부분에서 미쳐오는 총기름냄새, 페쇄기가 여닫기며 빠른 속도로 밀어내치는 탄피의 솟구침, 이제는 총기름냄새대신 알싸한 화약내가 주변을 서리서리 휘감는다.

이 땅우에 남의 나라를 타고앉아 인민들을 노예화하려는 제국주의반동들이 존재하는 한 우리를 겨냥한 침략의 총구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것이다.

바로 그래서 그이께서는 국가보다 먼저 군대를 창설하시였고 오늘은 또 모든 애로와 난관을 박차고 만든 우리의 기관단총을 보아주시고 몸소 시험사격을 진행하고계시는것이였다.

맹렬하게 타번지는 그이의 심장의 불길인냥 시뻘건 불길이 총구에서 련달아 쏟아져나간다.

따당― 따―따당―

그것은 수난과 전란으로 얼룩졌던 이 나라의 근대사에 종지부를 찍으시려는 그이의 선언이였다. 사대와 쇄국으로 허약해져 렬강들의 각축전장으로 화해버렸던 이 나라를 통일된 강국으로 일떠세우시려는 그이의 드팀없는 의지의 용솟음이였다.

사격이 끝난 후에도 그이께서는 사격대에 앉으신 그대로 오래도록 움직이지 않으시였다.

아직도 귀전에서는 아츠러운 휘파람소리를 내며 날아가 목표를 꿰뚫던 총탄의 원무곡이 그냥 울리고있었다.

이윽고 그이께서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시여 목표판앞으로 다가가시였다.

공간을 막았던 시꺼먼 나무판의 중심부를 거침없이 뚫으며 지나간 탄알구멍들을 쓸어보시였다.

도끼밥처럼 꺼칠한 느낌이 손끝에 마쳐오시였다.

눈굽에 차오르는 맑은것을 털어버리려고 고개를 젖히시였다가 뒤따라선 병기공장과 민족보위성 일군들에게로 돌아서시였다.

그들의 앞에 서계시는 김정숙동지의 눈가에서도 맑은것이 반짝이고있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가슴속에 고패치는 격정을 말로 다 표현하자면 몇백날이 걸려도 모자랄것 같으시였다. 그래도 무엇인가 이야기해야 하시였다. 시험사격을 끝내신 장군님의 두리를 병기공장 일군들과 로동자, 기술자들이 간절한 기대와 긴장감에 넘쳐 에워쌌다.

《총이 좋습니다.》하고 그이께서는 말씀을 떼시였으나 다음말씀은 인차 잇지 못하시였다.

좋다… 좋다는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것인지 그이께서는 깊이 생각해보시였다.

총이 좋다… 아니, 사실 총은 아직 높은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다. 발전된 다른 나라들의 총에 비하면 아직 부족점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나는 왜 좋다는 평가를 서슴없이 내리게 되는것인가.

우리의 손으로 만든것이기에… 줄칼로 쓸고 닦고 수십번 시험을 거치며 그만큼 실패도 하면서 만들어낸 우리의 첫 기관단총이기에 그이께서는 천만근의 무게를 가지는 령도자의 첫 평가를 그렇게 시작하시였던것이다. 우리의 자주권, 조선민족의 자주권은 우리가 만든 우리의 무기로 지켜져야 진정 공고화될수 있는것이다.

《총이 정말 좋습니다.》

그이께서는 가까이 다가선 병기공장 기술자의 손에서 기관단총을 받아들고 한겨울 쇠붙이의 선뜩함과 묵직한 중량감이 감촉되는 그것을 한껏 높이 쳐드시였다.

《이것이 우리의 총입니다. 일부 일군들이 총신강이나 복좌용수 같은것은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자고 주장했다는데 이렇게 우리 로동계급은 우리의 기술과 힘으로 순수한 우리의 무기를 만들어냈습니다. 나는 이것이 기쁘고 만족스럽습니다. 부족점이 없는것은 아니지만 천리길도 첫걸음부터 시작되는것입니다. 동무들은 우리가 자기 힘으로 능히 나라를 지키고 인민의 안전을 지킬수 있다는 우리 당의 주장을 실천으로 증명해주었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앞으로 이 공장에서는 우리 나라의 지형조건에 맞는 여러가지 포무기도 만들고 총탄생산도 자체로 해야 한다고 지시하시였다.

《지금 어떤 사람들은 북남이 합심하여 통일을 해야 한다면서 기관단총을 만들고 땅크부대를 조직하는 등 나라의 군력을 강화하는것이 리해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나라를 통일하자면 우선 외세를 몰아내고 자주권을 성취해야 합니다. 그런데 제 힘을 못 가진 허약한 민족에게 순순히 쫓기여 달아나겠다고 할 침략자가 있겠습니까.》

12월의 밝은 해빛이 끊임없이 쏟아져내려 총기름이 발린 기관단총의 격발기부분에서 반사되고있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반사되여 사방으로 부서지는 그 빛발을 따라 손에 드신 총을 내려다보시였다. 총가목을 더 억세게 틀어잡으시며 지금껏 전쟁과 살륙의 대명사로 불리워온 이 총대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계시였다. 그러자 틀어쥐신 그 총이 천근만근으로 더 무거워지는것이였다.

(그렇다. 우리가 허리띠를 조이며 다져나가고있는 군력이 결코 제국주의자들의 침략전쟁에 리용되는 도구와 대동소이한것으로 되여서는 안된다. 우리의 총대는 명실공히 나라의 분렬과 전쟁을 꾀하는 원쑤들의 마수로부터 우리 조국을 구원하고 인류의 자유와 해방위업에 이바지되여야 할것이며 반드시 그렇게 될것이다. 그러자면 지금 당장 해야 할것이 무엇이겠는가?)

김일성동지께서는 김구를 비롯하여 남조선에서 활동하고있는 진보적인 정치인들을 포함한 북남조선의 전체 인민들속에 차넘치는 정의로운 애국열의, 통일열기를 옳바로 이끌어 기어이 나라의 통일을 이룩해야 할 무거운 사명감을 느끼고계시였다.

비단 조선반도만이 아닌 세계의 운명에 드리우고있는 검은구름장들이 그이의 가슴속에 엉키고 맺히고있었다.

그이께서 평천리병기공장에서 우리 기관단총의 시험사격을 진행하신 때로부터 며칠이 지난 뒤 빠리에서 진행중이던 유엔총회 제3차회의에서 미제는 저들의 거수기들을 발동하여 쏘련을 비롯한 여러 나라 대표들의 항의와 거부에도 불구하고 리승만괴뢰정부를 승인하는 결정을 채택하는 한편 《5. 10단독선거》의 산파인 《유엔림시조선위원단》의 후신으로 《유엔조선위원단》이라는것을 조작해내도록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12월 17일에 열린 북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조직위원회에서 김일성동지께서는 유엔총회의 비법적인 결정을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것이며 받아들이지도 않을 우리 당과 정부의 립장을 밝히시였다.

그 시각 압록강건너편의 중국땅에서는 중국인민해방군이 조선인련합부대들과 함께 료심작전의 승리적인 결속에 이어 하남성 동북지구의 두률명지휘하의 국민당반동군대에 대한 섬멸적인 공세에로 넘어갔다.

조선과 중국에서 이렇듯 사변적인 일들이 한창 벌어지고있을 때 지구의 여기저기도 무엇인가 불만족스럽고 무엇인가 참기 힘든듯 부글부글 끓어번졌다. 두률명이 지휘하는 국민당군이 중국인민해방군의 완전 포위속에 들고있던 그 시각 지구의 다른 한쪽에서는 네데를란드가 인도네시아측과 체결하였던 휴전협정을 위반하고 이 나라에 대한 침략적군사행동을 전면적으로 감행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그 이튿날에는 또 유엔총회가 한창 진행되고있던 빠리에서 반전선전물을 붙이다 경찰에게 피살된 프랑스공산당원 앙드레 울리에의 장례식이 15만명 시민들의 참가하에 거행되였으며 이것이 곧 전쟁선동자들을 반대하고 평화를 옹호하는 빠리시민들의 일대 시위운동으로 전환되였다.

며칠후에는 일본 스가모형무소에서 무려 3년동안 끌어온 극동국제군사재판소의 최종판결을 받은 일본의 수급전범자 도죠 히데끼이하 7명에 대한 교수형이 집행되였다.

세계의 도처에서 이러한 크고작은 사변들이 끊길줄 모르는 가운데 평양에서는 1949년 새해를 앞두고 북반부 전지역에서의 쏘련군의 철거가 1948년 12월 현재 전부 완결되였다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성명이 발표되였다.

생명을 안은 유일한 행성인 이 지구는 불안한 경사를 이룬 자전축을 중심으로 힘겹게 돌아가고있었다. 불이 펄펄 이는 화산이 있는가 하면 얼음으로 땅땅 굳어져버린 무인지경도 있는것이 지구이다.

숨막힐듯 한 기대와 쓰라린 번민, 자제할수 없는 격동과 환희, 참기 어려운 고통과 상실이 세계의 여기저기로 제각기 퍼져나가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들을 휩쓸고있었다.

1948년의 복잡다단했던 한해는 이렇게 저물어가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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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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