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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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전거리살림집건설에 필요한 설비생산을 맡은 여러 단위의 공장, 기업소들을 돌아보고 온 리석민사장은 김원삼으로부터 자기가 없는 사이에 동주뽐프공장 지배인이 찾아와서 뽐프수입을 중지하라는 의견을 제기하였다는 말을 듣고 지진이라도 일어난듯 깜짝 놀랐다.

전혀 뜻밖이였다.

김원삼의 말에 의하면 그 공장 지배인의 요구는 강경하였다는것이다.

당의 국산화방침에 대한 도전으로까지 몰아갔다던지…

리석민은 그 제기가 이발도 안 나온 갓난아이가 통강냉이를 씹겠다는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처럼 여겨졌지만 그렇다고 소홀히 대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허참, 그 뽐프문제가 시작부터 말썽이더니 끝내…

처음 창전거리건설에 필요한 기계설비소요계획을 거의다 세웠을 때였다. 국내에서 생산보장할수 있는 설비들과 수입해와야 할 설비들을 구체적으로 따져보고 그만하면 빈틈이 없다 했는데 김원삼이 찾아와 살림집이 완공된 후 주민들이 리용할 물뽐프와 난방용뽐프는 수입에 의존하지 말고 동주뽐프공장에 맡길것을 제기하는 바람에 일이 좀 복잡하게 되였었다.

그 뽐프들로 말하면 수입에 지출되는 자금이 막대하였으나 아직 우리 나라에서는 초고층건물에 리용하는 뽐프를 만들지 못하기때문에 어쩔수 없이 수입해들여와야 하는것으로 인정되여있었다.

김원삼의 제의를 받은 리석민은 주춤하였다.

초고압에도 끄떡없이 견디여내야 하는 고양정뽐프는 재질로부터 모든 부분품들과 구조가 첨단기술을 요구하는것으로 하여 세계적으로 기술이 발전되였다는 나라들중 그것을 만드는 나라가 몇개밖에 안되는데 그 고급한 뽐프제작을 동주뽐프공장에 맡긴다는것은 도저히 믿음이 가지 않았던것이다.

그렇다고 김원삼의 제기를 무작정 《안돼!》하고 잘라맬수도 없었다.

인민경제 모든 부문에서 수입병을 없애고 우리의 힘, 우리의 기술에 의거하여 자력갱생할데 대한 당정책을 놓고볼 때 심중한 문제가 아닐수 없었다.

알아본데 의하면 동주뽐프공장에서 인민경제 각 부문들에서 요구하는 수백종의 뽐프들을 생산보장한다지만 아직까지 초고층살림집들에서 리용할 고양정뽐프는 만들어본 경험이 없다고 했다. (리석민은 그것을 전제로 하여 뽐프수입안을 세웠었다.)

생각을 깊이 해본 끝에 리석민은 김원삼에게 창전거리건설의 중요성을 상기시키였다. 했으나 김원삼은 동주뽐프공장실태를 다시한번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결심할것을 권고하고 돌아갔다.

리석민의 심중은 착잡하였다.

동주뽐프공장에서 고양정뽐프를 만들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대담하게 그들에게 맡겨보는게 아닐가.

어떻게 해야 할지 결심을 내리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있는데 때마침 출장갔던 윤상배가 돌아왔다.

출장보고를 한 윤상배는 뽐프수입계약은 어떻게 하려고 하는가고 물었다. 한동안 생각을 굴리던 리석민은 아무래도 뽐프는 동주뽐프공장에 맡겨야 할것 같다고 하였다. 한숨 쉬듯 하는 리석민의 말에 윤상배는 갑자기 끓는 물벼락이라도 맞은듯 와들짝 놀라며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질렀다.

《아니, 무슨 과오를 범하자고 그 뽐프제작을 동주에 맡긴단 말입니까? 안됩니다.》

단마디로 잘라매는 윤상배의 말에 리석민은 속이 울컥하였다.

《무슨 소릴 하는거요? 김원삼동무는 그 공장에 맡기면 해낼수 있다고 했는데 동무가 뭘 안다고…》

불만스럽게 말하는 리석민을 쳐다보는 윤상배는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모양 안타까와하였다.

《난 김원삼처장동지가 동주뽐프공장의 뭘 보고 그들을 끌어들이자고 했는지 리해할수 없습니다. 내 장담하는데 그 공장은 아직 고양정뽐프를 만들만 한 기술적능력이 부족합니다. 그에 대해서는 그 공장에서 일해본 제가 잘 알지요.》

《?!》

그제야 리석민은 윤상배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의 첫걸음을 동주뽐프공장에서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동문 동주뽐프공장출신이지?》

《예, 그 공장실태야 손금보듯 잘 알지요. 안됩니다. 누구나 인공위성을 가지고싶은 욕망을 품고있으면서도 만들지 못하는것은 기술이 따라서지 못해서가 아니겠습니까. 그 공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좀 생각해보십시오. 살림집들이 완공된 후 그들이 만든 뽐프가 먹는 물과 난방용수를 제대로 보장 못하여 인민들에게 생활상고통을 주면 그 책임을 누가 질것 같습니까.》

《?!》

가슴을 섬찍하게 하는 윤상배의 못질에 리석민은 몽둥이에 정수리를 얻어맞은듯 머리가 어질어질해졌다.

가슴속에서는 꽈르릉ㅡ 우뢰가 울었다.

물론 동주뽐프에 맡기면 어떻게든 만들것이다.

하지만 단번에 초고층까지 물을 퍼올린다는 담보는 없지 않는가.

윤상배의 말마따나 그들이 만든 뽐프가 제구실을 못하면 책임을 공장이 아니라 리석민 자기에게 따질것이다.

왜냐면 그것은 수입안이 론의되였음에도 불구하고 개별적사람의 말에 주견이 없이 파악도 없는 공장에 뽐프제작을 맡긴 당사자가 바로 자기로 되기때문이다.

그런 경우를 두고 제 눈 제가 찌른다는것이 아닌가.

여기까지 생각한 리석민은 제힘이 없으면 남에게 손을 내미는것은 피할수 없는 일임을 새삼스럽게 절감하였다.

천금처럼 귀한 자금을 남의 주머니에 채워준다고 생각하니 제 살점을 떼주는것만큼이나 아쉬웠지만 어찌하랴.

주고싶어 그 길을 택하는것은 아니지 않는가.

윤상배의 《금언》에 정신을 버쩍 차린 리석민은 김원삼의 의견을 무시하기로 하고 건설지휘부 책임일군들에게 뽐프수입의 타당성을 납득시켜 내각의 승인을 받았다.

그것을 알게 된 김원삼은 가만있지 않았다.

어느 고망년적에 동주뽐프공장에 잠간 있어본 윤상배의 말을 듣고 수입안을 택한것은 우리의 힘, 우리의 기술을 믿지 않는 패배주의적이며 투항주의적인 태도라고 공격하였다.

지어 난 이제껏 사장이 주대있고 결패있는 일군이라고 존경을 하였는데 이제 보니 약자라고 로골적으로 비난하였다.

모욕감에 속이 불끈했으나 김원삼으로 말하면 자기보다 나이가 두살 우이고 사업년한도 오랜 사람으로서 무척 조심스럽게 대하는데다가 성격이 대쪽같아 한번 성나면 잠재우기가 조련치 않음을 잘 아는 리석민은 얼굴에 웃음을 한가득 떠올리고 수입안을 택하게 된 리유를 루루이 설명하였다.

사개가 꼭 맞물린 리석민의 론거에 금시까지 기름가마끓듯 하던 김원삼은 반박할 말을 고르지 못하고 돌아섰다.

수십만금의 귀한 자금을 남의 주머니에 채워주는것이 아까와 수입을 그만두고 동주뽐프공장에 맡기자고 했었지만 막상 그 공장에 맡겼다가 제작을 못하는 경우 어떻게 될것인가 하는 우려감때문인듯 싶었다.

그후 고양정뽐프를 생산하는 나라에 윤상배를 보내여 수입계약을 하게 하였는데 자기가 출장간 사이에 동주뽐프공장 지배인이 찾아와 수입중지를 요구하였다니 그거야말로 잔치집에 돌던진 격이 아닌가.

허참, 수입계약이 체결된 후 그런 일이 생길건 뭐람.

그 공장 지배인이 정말 자신이 있어서 수입중지를 요구했을가.

이미전에 그 지배인을 만났더라면 오늘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은 생기지 않았을텐데, 야단인데.

동주에서 자체로 뽐프를 제작하는 경우에는 수입을 보류시켜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일이 여간만 복잡하지 않을것이다.

하긴 복잡할것도 없지, 무역거래과정에 계약파기는 있을수 있는 일이니까.

그런데 윤상배 그 사람에게는 미안하게 되였는걸.

수입계약을 위해 품을 많이 들였겠는데 그걸 알면 뭐라고 할텐가.

할수 없지, 설복을 시키는수밖에…

국가적인 리익을 위한 일인데 윤상배라고 한사코 수입을 주장할텐가. 갈래없이 뻗어가는 리석민의 상념을 흔들며 문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공연히 흠칫 놀라며 고개를 쳐든 리석민이 얼결에 소리쳤다.

《예, 들어오시오.》

나들문이 열리며 범 제 소리하면 온다더니 윤상배가 들어서며 깍듯이 인사를 하였다.

《안녕하십니까.》

그를 본 리석민의 얼굴엔 어느새 화색이 돌았다.

《이게 누군가! 출장길에 수고가 많았겠소.》

상배를 맞이한 리석민은 명절날처럼 기분이 붕 떠서 그의 어깨를 북 두드리듯 하였다.

《수고했소, 수고했소. 그새 얼굴이 축간것 같구만. 하긴 가격싸움이라는게 고도의 신경전이니 그럴수 있지.》

《아닌게아니라 속을 좀 썩였습니다, 그 량반들이 턱없이 가격을 높이는 바람에.…》

《그랬을거요.》

씨름군처럼 몸이 부한 상배는 리석민의 앞에서 몸둘바를 몰라하다가 들고온 가방에서 천연색사진과 외국어로 인쇄한 종이장을 꺼내들었다.

《이것이 이번에 계약한 뽐프이고 이건 기술담보서입니다.》

뽐프가 찍혀있는 천연색사진을 손에 들고 들여다보던 리석민이 흡족해서 머리를 주억거렸다.

《이게 고양정뽐프란 말이지. 멋있구만! 뽐프라는게 원래 주물품이여서 겉모양이 깨끗치 못해 상품가치가 없는데 이건 다르구만, 매끈한게…》

《그 사람들의 기술이야 첨단급이 아닙니까.》

《발전했어. 우린 언제 이 수준을 따라가겠는지. 이게 담보서라는건가?》

《예.》

외국글자들이 다닥다닥한 종이장을 장님 뭘 보듯 하던 리석민은 멋적은 웃음을 지었다.

《뭐라고 썼는지 알겠나. 젊었을 땐 외국어를 좀 하댔는데… 지금은 보고도 모르겠구만, 허허허.》

《예. 간단히 말하면 류량, 양정, 재질 등을 기술적으로 담보한다는겁니다.》

《그럴테지. 대당가격은 얼마로 하기로 했소?》

그것이 리석민에게는 제일 관심사였다.

상배가 대방이 부른 가격과 면담과정에 가격싸움을 벌려 흥정을 한 가격을 말하자 리석민은 입이 사과 한알 통채로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로 벌어졌다.

《대단하구만. 역시 자넨 부원이나 하긴 아까운 인물이야. 조금만 참으라구. 부사장령감이 나이가 많아 사표를 냈으니 건설이 끝날 즈음이면 반가운 소식이 있을거네.》

리석민의 말은 사실이였다.

언제부터 윤상배를 부사장자리에 올려놓기 위해 기회를 보던 리석민은 그가 나이가 많아 사표를 내자 당위원회에 제꺽 상배를 그 자리에 추천하였다.

상배의 수완을 잘 아는 당비서도 리석민의 제기에 쾌히 응하였다.

무지개빛같은 유혹에 상배는 전신이 노그라졌다.

얼마나 학수고대하던 순간인가.

마음속에 꽃이 활짝 핀 상배가 이번에는 가방에서 화려하게 포장을 한 큼직한 곽 두개를 책상우에 올려놓았다.

《이건 뭔가?》

《예, 이건 최근에 새로운 가공방법으로 생산한 브라질산커피이고 이건 댁의 아주머니 심장병치료에 특효가 있는 약입니다.》

책상우에 놓여있는것이 금시 터질 폭탄이기라도 한듯 미심쩍은 눈길로 보는 리석민의 눈빛이 갑자기 날카로와졌다.

《내 말하지 않던가, 이런걸 들고 다니지 말라고.…》 하더니 누가 보기라도 한듯 경계어린 눈길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윤상배가 목을 움츠리며 제꺽 그것들을 다시 가방에 쓸어넣었다.

《내가 미처 그 생각을… 그럼 댁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솔직한 말로 이번에 갈 때 사모님이 심장병에 쓰는 약을 부탁하시길래…》

《우리 집사람이?》

속이 쭝깃해졌다.

리석민은 아래사람들한테서 물건을 받는것을 상당히 경계하였다.

누가 말했던가, 뢰물을 받아먹으면 입이 물러지고 물건을 받아쥐면 손이 짧아진다고… 하기야 커피 한통과 약을 뢰물이라고까지 할것이야 없지. 더구나 다른 사람도 아닌 윤상배가 가져온것인데…

리석민은 상배의 성의를 무시한것이 미안스럽게 생각되였다.

《하여튼 고맙네. 아닌게아니라 로친의 심장병이 더 심해진것 같아 속상하구만.》

《치료를 해야지요. 그 나라에 가보니 심장병치료에 좋은 약들이 많이 개발되였는데… 그건 걱정마십시오.》

《고맙네.》

역시 상배는 의리를 아는 인간이였다.

리석민이 윤상배를 알게 된것은 15년전이였다.

어느날 리석민은 각 무역부문 일군들의 년간총화회의에 참가하게 되였다. 회의지도나온 일군이 실적을 낸 단위들은 비행기에 태워주고 앉아뭉개는 단위들은 정신이 빠질 정도로 다불러대더니 회의를 걸속하면서 제기할 문제들이 있으면 말하라고 하였다.

회의참가자들은 동토대우에 앉은듯 그 누구도 오금을 펼념을 못하였다.

모두 입에 빗장을 지르고 눈치를 살피고있는 때에 회의장말석에서 한사람이 용감하게 자리를 차고 일어났다.

윤상배였다. 자기소개를 한 그는 자기네 회사가 계획을 못한 책임이 자신에게도 있다면서 심심히 자기비판을 한 후 무역이 활성화되지 못하고있는 원인을 자기나름대로 분석을 하였다.

실례로 대방기업규모가 크면 우리 사람들이 처음부터 심리적으로 위축되여 주도권을 잃고 피동적으로 대하는 문제, 대방에 대한 구체적인 사전료해와 깊은 연구가 없이 마주서는 문제 등 무역사업에서 제기되는 결함들을 지적하고나서 무역일군이라면 응당 거래대방에 대하여 사생활까지 찾아쥐고 흔들줄 알아야 하며 적은 투자를 하여 큰 리득을 볼수 있는 책략을 세워 사업을 해야 한다는 자기식의 견해를 력설하였다.

상배의 주장을 주의깊게 들은 리석민은 그가 다른 사람들보다 두뇌가 총명하다는것을 포착하였다.

상배와 같은 사람을 대외시장에 진출시키면 무역의 폭을 넓히고 활성화할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한 리석민은 회의가 끝난 후 그를 따로 만났다. 담화를 해보니 사람이 여간만 여물어보이지 않았다.

총명하기 이를데 없는 상배를 욕심낸 리석민은 그에게 자기네한테 와서 함께 일해볼 의향이 없는가고 찔렀다.

그런 말이 나오기를 기다리기라도 한듯 윤상배는 제꺽 응하였다.

며칠내로 수속을 끝내고 리석민에게로 왔다.

여울목같은 자그마한 회사에서 발목도 제대로 잠그지 못하고있던 윤상배는 거대한 무역의 바다에 닻을 올리자마자 솜씨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수완과 림기웅변이 요술사 찜쪄먹을 정도로 능란한 상배는 일약 회사에서 손꼽히는 인물로 되였다.

물론 자기에게 날개를 달아준 리석민을 잊지 않았다.

이것이 그들의 인간적인 관계였다.

출장과정에 있은 일을 류창한 언변으로 구수하게 내리엮는 상배의 말에 심취된 리석민은 의자등받이에 기대여앉아 반탐물영화보듯 흥미있게 듣고있었다.

《처음 그 사람들이 자기 나라에서 생산한 뽐프는 세계적으로 으뜸이라느니, 세계각국에 수요자들이 너무 많아 미처 충족을 시키기가 힘들다느니 하며 한바탕 자랑을 늘어놓고나서 가격을 부르는게 아니겠습니까. 예견했던것보다 엄청난 가격이였습니다. 한동안 벙어리시늉을 하던 나는 어리숙한체 하고 가격이 그렇게 눅은가, 난 더 비쌀줄 알았는데 하고 미끼를 던지였습니다. 그랬더니 그 사람들이 놀란 표정으로 한참이나 날 쳐다보더군요. 어디서 이런 얼뜨기가 나타났는가 하는 표정들이였습니다.

그러더니 저희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수군거리겠지요. 가격을 더 올리자는겁니다. 난 무역마당에 처음 뛰여든 풋내기처럼 어리숙한체 하고 그 사람들이 어떻게 나오는가를 지켜보았습니다.

아닐세라 가격을 일반뽐프와 삭갈려 잘못 불렀다고 하는것이였습니다. 나는 이때다 하고 주패장을 내던졌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생산하는 고양정뽐프의 가격과 기술적특성을 그 나라의것과 대비를 해가면서 결함을 꼬집으면서 말입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뽐프살데가 없어서 당신들한테 온줄 아는가, 우리에게 뽐프를 팔아주겠다는 나라는 많다, 이제라도 거기에 가면 당신들이 부른 가격보다 눅은 값으로 살수 있다, 당신들은 나를 어떻게 알고 희롱질인가, 그만두자 하고 단호하게 자리를 차고 일어났습니다. 그랬더니 급해맞은 그 사람들이 혼이 빠져가지구 나를 붙잡으며 당신을 놀래운데 대하여 사죄를 하니 다시 흥정을 하자는게 아니겠습니까.》

한바탕 위세를 뽐내는 상배가 말을 끝내기 바쁘게 리석민은 어깨를 들썩이였다.

《하하하, 잘했어! 바로 그거란 말이야. 그래야 돼! 자넨 역시 수완가야.》

《그래서 뽐프납입을 래달초에 하기로 하였습니다.》

《래달초에?》

기계적으로 그 말을 받아외우던 리석민은 갑자기 누가 등골에 얼음물을 쏟아놓은듯 흠칠 몸을 떨었다.

상배의 신바람에 감감 잊고있었던 동주뽐프공장 지배인이 했다는 수입중지요구가 머리속에 살아났던것이다.

그 말을 상배에게 한다면 뭐라고 할것인가. 대바람에 반발할것이다.

처음부터 동주뽐프공장을 믿지 않고 수입을 제창한 상배가 아닌가. 뼈심을 들여 수입안을 성사시킨 상배의 수고가 물거품이 된것만 같아 마음이 괴로왔으나 어차피 말을 해주어야 하였다.

《유감이요. 동무가 부른 장훈이 빅장이 되지 않겠는지 모르겠구만.》

침울하게 하는 그 말에 흥이 떠있던 상배가 단박 조각처럼 되여버렸다.

《그건 어떻게 하시는 말씀입니까?》

《내 없는 사이에 동주뽐프공장 지배인이 왔다갔다오. 뽐프를 수입한다는걸 어떻게 알았는지 자기네도 얼마든지 만들수 있으니 당장 수입을 중지하라고 했다오.》

《?》

시퍼런 하늘에서 울리는 천둥소리를 들은듯 상배는 깜짝 놀랐다.

졸지에 얼굴에 피기가 말짱 가셔졌다.

허나 제꺽 자신을 다잡고 인차 대꾸할 말을 끄집어냈다.

《동주뽐프공장에서 고양정뽐프를 만든다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습니다.》

신경질적으로 부르짖는 상배의 두눈에선 광채가 번쩍이였다.

《그렇게만 볼게 아니야. 서당개도 삼년이면 풍월을 안다지 않나.》

리석민의 말에 상배는 마음이 불안하였다.

부지중 밟고선 땅이 꺼져내리는것만 같았다.

파도가 세차면 배가 뒤집히듯이 일단 동주뽐프공장에서 수입중지라는 빨간 등을 켠 이상 가만있지 않을것이다.

흥, 숭어 뛰니 망등어 뛴다는 격인가.

저희들 수준에 어떻게 첨단급을 만든다고…

이런 때 리석민이 키를 어떻게 잡는가 하는것이 중요한데 과연 어떤 립장을 취할려는지…

《그래 어떻게 하기로 했습니까?》

《그 공장 지배인이 날 만나러 오겠다고 했다니까 만나보고 결심을 해야지. 그 사람들이 자신이 있다면 수입을 중지하는 수밖에…》

초조감을 감추지 못하고있던 상배는 눈앞이 아뜩하였다.

마음속에서는 무엇인가 와르르 무너지는것 같은 소리가 고막을 채웠다.

《그래서 수입을 중지한단 말입니까.》

《당에서는 자체의 힘과 기술로 만들수 있는것은 절대로 수입해서는 안된다고 하지 않았나. 그걸 어기면 안되지.》

엄숙하게 하는 그 말이 상배의 귀에는 최종결론처럼 들리였다.

그만 입이 얼어붙고말았다. 입에 넣었던 감을 눈 펀히 뜨고 남에게 가로채운 심정이였다.

어떻게 성사시킨 수입안이라고 중지시킨단 말인가. 통분할 일이 아닐수 없었다.

고통스럽게 속앓이를 하는 상배의 심중을 거울 들여다보듯 한 리석민이 한숨을 내쉬였다.

《물론 대방과 맺은 계약을 파기한다는것이 자존심이 깎이는 일이지. 하지만 너무 조급해말라구. 내 이제 지배인 그 사람을 만나면 회계를 명백히 하겠어. 그 사람이 창전거리건설의 중요성을 안다면 그렇게 즉흥적으로 나올수 없겠는데 물덤벙술덤벙하는것 같거던. 그리구 그 공장 지도단위에도 알아봐야겠어, 현재 그 공장 기술능력으로 꽤 해낼수 있는지.》

리석민의 말에 상배는 꼬깃꼬깃 우그러들었던 마음에 다림질을 시작했다.

조만간에 그가 한마디만 하면 모든것이 바로잡힐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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