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8 회)


제 3 장 사랑하면 무엇이든 다 열린다


7


평양산원은 큰 집이다. 방만 해도 수천개나 된다. 그러나 그 많은 방들에 들어있는 사람들은 얼마이며 그들 각자의 마음속에 들어차있는 생각은 또 얼마나 많은것인가?… 기쁨과 아쉬움, 희망과 아픔 그리고 남모르는 기대와 마음속 고민…

오늘도 여기 산원에서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평범한 생활이 강물처럼 유유히 흘러가고있었다. 그러나 그 밑바닥에서는 가끔 거품처럼 뛰뛰한 소문들이 끓어오르는가 하면 어느새 가뭇없이 잦아들기도 했다.

《기술부원장이 해임됐대!》

승강기안에서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아니, 해임된게 아니구 자기스스로 사표를 냈다던데 뭐.》

《아니야, 해임됐대! 우에서 당장 떼버리라구 했다는거야.》

《우에서? 왜?…》

《알게 뭐야, 능력이 딸린다는거겠지.》

《모를 소린데?…》

의사실에서 콤퓨터화면에 펼쳐진 파송환자의 병력서를 들여다보고있던 서범천은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속으로 놀랐었다. 그게 정말일가?… 그러나 소문이 사실인듯 언제나 칼날같이 엄하던 기술부원장이 어깨가 처져있는것이였다.

서범천은 날을 따라 침울해져가는 권일학을 볼 때마다 복강경수술을 그만두겠다고 엇드레질을 했던 전번 일이 마음에 걸려 늘 속이 내려가지 않았었다. 그가 요즘 사표까지 냈다고 하니 어쩐지 기분도 좋지 않았다.

똑똑똑! 문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예, 들어오시오.》

문이 활 열리더니 전기코드선을 손에 감아쥔 소방대장이 방에 들어섰다.

《아, 서범천선생, 정말 이러겠습니까?》

서범천은 눈살이 꼿꼿해진 그를 의아하게 쳐다보았다.

소방대장이 가쁜숨을 몰아쉬며 씨근거렸다.

《9호실의 뚱보환자가 전기과즙기를 사용하고있는걸 알고있습니까? 입원실에서 말입니다.》

《아니, 누구라구요?》

소방대장의 어조는 거칠었다.

《그래 의사선생들은 환자들에게 약을 먹이고 주사나 놔주면 다된다고 생각하는겁니까? 이게 어떤 집입니까? 이 집에 화재가 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예?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않습니까?》

서범천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머리를 저었다.

《내가 맡은 호실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구요?… 정말 미안합니다.》

소방대장은 상대방이 공손하게 나오자 더 다궂지 않았다.

《치료사업이 바쁘겠지만 내 일에두 좀 관심을 돌려주시오. 이 소방대장두 골이 아픕니다. 그전엔 기술부원장이 회진할 때마다 이런 일들이 다 문제시되여 바로잡히군 했는데 요즘엔 도대체 어떻게 된겁니까? 호실에서 이런것들까지 내놓고 쓰고있으니…》

그는 화가 나서 우락부락하더니 들어오던 때처럼 갑자기 방에서 훌 나가버리고말았다.

이윽토록 소방대장이 놓고간 코드선을 바라보고있던 서범천은 콤퓨터를 마주하고 9호실의 환자병력서를 훑어보았다. 그중에서 로영미라는 녀인을 먼저 지목하였다. 이름, 직업, 나이, 사는 곳… 그가 바로 문제의 뚱보녀인이였다. 늘 엄살을 부리고 간호원들을 못살게 굴며 불평이 많던 환자, 그 환자는 지금 자기가 국가로부터 얼마나 많은 혜택을 받고있는줄 모르고있는것이다.

무상치료제가 실시되고있는 우리 나라에서는 병이 나면 돈 한푼 내지 않고 무료로 치료해주고있다. 여기 평양산원만 해도 해산하러 들어온 모든 녀성들은 무상으로 의료봉사를 받고있으며 자그마한 질병이라도 있으면 퇴원할 때까지 값비싼 여러가지 고가약들과 갖가지 보약들을 공급받으며 깨끗이 치료받고있다. 위급한 중환자에게는 한계가 없는 치료대책이 세워지고있으며 환자에 대한 막대한 치료비용도 국가가 무상으로 보상하고있다.

이런 무상치료의 혜택속에서 살아오며 오래동안 습관된 이 뚱보녀인 같은 환자들은 아주 자그마하고 사소한 일에도 불평을 부리고 규정을 어기군 하는것이다. 서범천은 그런 사람들에 대하여 참을수 없었다.

그가 막 방에서 나가는데 몸이 부한 중년녀인이 담벽처럼 막아나섰다. 연구소 과학부원이였다.

《아, 서선생, 마침 만났군요.》

과학부원은 다짜고짜 그를 한쪽으로 밀고갔다. 대형거울이 있는 넓은 홀에 이르러서야 잡고있는 서범천의 팔소매를 놓아주었다.

《아, 이거 왜 이럽니까?…》

《서선생, 내 믿고 부탁하는데 들어주시겠지요? 정 사정이 딱해 그러는데… 아, 글쎄 보건성 과학기술국에서 조직하는 외국어경연에 나갈 사람이 없어 그러지 않아요.》

《그래서요?》

《아니, 이런것까지 내가 왜 맡아해야 하나요?… 요새 기술부원장선생은 왜 방에만 들어박혀있는겁니까?》

또 기술부원장에 대한 뒤소리이다. 서범천은 시답지 않게 말했다.

《아무때나 그런 소리를 하면 되나요?》

《좋아요, 그럼 그 애긴 그만하자요. 서선생, 우리 산원을 대표해서 이번에도 서선생이 하경옥선생과 같이 경연에 나가야겠어요. 알겠어요?》

《난 지금 복강경수술장에서 자리를 뜰수 없습니다.》

《복강경수술이야 그만둔다고 하지 않았어요?》

순간 서범천의 두눈이 꼿꼿해졌다.

《뭐-요? 누가 그런 소리를 합디까, 예?… 기술부원장선생이 그럽디까?》

《아니, 저… 우에서 지시가 있을 때까지 중지한다고 하길래 난…》

《허튼소리요, 허튼소리!》

무섭게 돌변하는 서범천의 인상에 말수더구가 많던 과학부원은 비실비실 뒤걸음쳐갔다.

《아니, 왜 다들 나만 못살게 굴가?》

서범천은 입을 꾹 다물고 계단으로 사라져가는 그 녀자를 말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사실 그에게 성낼 일은 아니였다. 우에서 복강경수술을 중지하라고 했다는것은 누구나 다 알고있는 일이 아닌가.

문득 기술부원장 권일학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는 보건성 국장이 내려왔던 그날부터 자주 찾아오군 하던 복강경수술장에 발길이 뜸해졌다. 첨단이요, 복강경수술이요, 체외수정이요 하며 매일같이 다그어대던것이 언제였던가싶게 지금은 아예 입을 봉하고 조용해있다. 혹시 내가 너무한건 아니였을가, 사실 그도 일하자는 사람이였는데.…

어깨가 처져 문제의 9호실로 걸어가는데 누군가 그를 건드렸다.

《어떻게 된 일이요? 부르는 소리도 듣지 못하구.》

《나를, 누가?…》

《어서 나가보게. 저 접수에 멋쟁이처녀가 찾아왔어. 가만, 어디라던가?… 그렇지, 금속공업성이라구 했어.》

《그래?》

서범천은 창가로 달려갔다. 홀에 있던 사람들이 놀라서 쳐다보는것도 모르고 창유리에 이마를 바싹 붙이고 밖을 내다보았다.

저녁노을을 등지고 이쪽을 올려다보는 처녀, 대뜸 눈에 띄는 그 처녀는 분명 한송애였다. 어떻게 된 일일가? 오늘은 아무 약속도 없었는데?…

어느새 가슴은 세차게 방망이질을 하고있었다. 그는 숨을 헉- 들이키며 계단으로 뛰여내려갔다. 승강기를 기다릴 새도 없었다. 계단, 계단, 수십수백에 달하는 계단…

이렇게 그가 맨 밑바닥 접수실앞에까지 뛰여내려가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들은 나란히 릉라다리를 걷고있었다. 가로등에 비쳐진 대동강물은 마치 흐름을 멈춘듯 검푸르게 번들거렸고 시원하게 불어치는 강바람은 두사람의 옷자락을 가볍게 날리였다. 마주오는 자동차들이 그들에게 강렬한 불빛을 던지군 했다.

《무슨 말이든 좀 하세요.》

참다못해 한송애가 먼저 말했다.

《뭐 말할게 있어야지.》

《아이참, 오늘은 왜 그러세요. 무슨 일이 있었어요?》

《일은 무슨…》

한송애는 소리내여 웃었다.

《아유, 뚝쟁이같은거.》

이번엔 서범천이도 따라웃었다. 즐거운 저녁, 그저 아무말없이 걷기만 해도 좋았다.

서범천이 한송애를 알게 된것은 몇달전 국가발명전시회장에서였다. 그때 전기적장치로 되여있는 복강경수술기구를 지향하던 서범천은 새로운 고주파전류발생장치앞에서 오래도록 떠나지 못하고있었다.

문닫을 시간이 되자 눈이 억실억실한 처녀가 그에게 다가왔다.

《손님! 이젠 끝났습니다.》

못 들은듯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있는 그에게 처녀가 증을 내며 말했다.

《손님, 끝났다고 하지 않아요.》

《예-》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조금만 더… 그러면서도 처녀에게 죄스러운 눈길을 보냈다.

《손님.》

《예, 예, 나가겠습니다.》

《손님, 그렇게 흥미가 동하는가요?》

《예, 이거 말입니다.》 서범천은 덤벼치며 말했다. 《이 고주파전류발생장치를 파악해야 우리 복강경수술에서…》

《아이참, 갑자기 수술은 또 뭐예요?》

그날 서범천은 자기가 지향하는 복강경수술과 고주파전류발생장치에 대하여 열을 내여 설명했다. 처녀는 커다란 눈에 웃음을 담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 의사선생에게 제가 발명한 이 장치가 커다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거군요.》

《뭐? 그러니까 동무가?…》

《예, 제가 했어요.》

서범천의 커다란 입이 쩍 벌어졌다. 처녀의 억실억실한 눈과 마주치자 허둥거리며 입안소리로 뭐라고 중얼거렸다.

처녀는 시종 웃기만 했고 마침내 자기를 수습한 서범천은 군사복무시절의 용기를 되살려 그에게 한손을 내밀었다.

《알고지냅시다. 동무, 난 평양산원 의사 서범천입니다. 앞으로 많이 배워주십시오.》

처녀는 또 소리내여 웃었다.

《참, 재미있는 동무군요. 전 금속공업성에서 연구사로 일하고있는 한송애입니다.》

그때로부터 한송애는 매일같이 서범천에게 전류의 세기와 전압관계, 고주파에네르기의 작용원리와 각종 임플스특성에 대한 전기공학적전문지식을 강의해주었다.

서범천은 날이 갈수록 입이 벌어졌다. 처녀의 깊이있는 지식과 진실한 마음에 감동되지 않을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서범천은 한송애에게 물었다.

《송애동문 어떻게 되여 전기를 전문하게 됐소? 난 전기라면 무서워서 달아나는데.》

《모르는것일수록 무서운 법이지요, 아이때 있지도 않는 도깨비를 무서워하는것처럼.》

서범천은 이번에도 역시 입을 쩍 벌리고있었다.

이윽고 처녀는 두눈을 감으며 조용히 말했다.

《나도 무서워했어요, 정말!… 어렸을 때 전기에 감전되여 죽을번 했으니까요.》

《예?…》

《그런 일이 있었답니다.》

처녀의 아버지는 전기기술자였다고 한다. 어린 딸애를 끔찍이 귀해하던 아버지는 사물에 호기심이 많은 딸에게 늘 말하군 했었다, 이담에 크면 큐리부인같은 녀성과학자가 되든지 에디슨같은 발명가가 되라고!…

그것은 무리한 요구였다. 나어린 송애는 아무것도 리해하지 못하면서도 귀담아듣는척 하며 머리를 까딱거렸다. 그리고는 돌아앉자마자 세찬 장난질에 정신을 팔군 했었다. 그리하여 어느날 아버지가 늘여놓은 전기줄을 다쳐 무섭게 나딩굴며 울음을 터뜨린 일이 벌어졌던것이다.

그때부터 송애는 전기라면 몸서리치군 했다. 한생 전기와는 담을 쌓고 살려고 했었다. 그런데 이 무슨 운명의 희롱인가. 공업대학 입학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한 그를 대학에서는 뜻밖에도 전기공학부에 보냈다. 후에 알게 된 일이지만 아버지의 동료들이 그렇게 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전기를 전공했는데 제일 좋아한것은 우리 아버지였어요. 무엇때문에 그랬을가요? 녀자가 전기를 전공하다니… 참, 재미있지요, 예?…》

서범천은 말없이 처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얼마후에야 입을 열었는데 뜻밖에도 이런 말이 튀여나왔다.

《아주 좋소! 전기를 전공했으니 이 서범천이 같은 참되고 훌륭한 사람도 만나게 된게 아니요?》

《어마나, 어처구니도 없지. 제가 뭐…》

그때로부터 거의 한해가 지났다.

어느새 그들은 모란봉을 관통하고있는 금릉동굴을 지나 북새동에 이르고있었다. 여기서 더 가면 한송애의 집이 있다. 걸음을 천천히 하며 한송애가 물었다.

《그런데… 어째서 복강경수술을 그만둔다는거예요?》

《…》

《왜 말이 없어요?》

서범천은 길게 한숨을 내쉬였다.

《인젠 그 일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야 할것 같소, 아무리 애써봐야 되지도 않을걸.…》

한송애가 걸음을 멈추었다.

《하던 일을 줴버리겠다는거예요?》

《줴버리는건 아니구…》

《이보세요, 서범천선생! 내가 무엇에 반했는지 아세요?》

《거야 뭐…》

《내가 반한건 동무의 그 높은 목표와 원대한 포부였어요. 그처럼 소리치며 시작했던 복강경수술을 줴버리겠다니… 그것두 말이라구 하세요? 세계의 첨단의술을 점령하겠다던 동무가 벌써부터 맥을 놓고 주저앉다니. 참 이런 사람을 내가 어떻게 하늘처럼 쳐다봤을가.》

《저… 난 말이요.》

《됐어요, 다치지 말아요!》

서범천은 고개를 떨구었다. 처녀가 자기에게 아픈 말을 한대도 할말이 없었다. 복강경수술기구의 전기장치에 대하여 제일 처음으로 설명해준것도 바로 이 한송애였고 서범천이 전번에 마음먹고 시작하려 했던 첫 복강경수술도 바로 이 한송애가 자진하여 수술대앞에 나섰던것이다.

《하지만 우에서 반대하는데야…》

서범천의 자신없는 목소리였다.

《우에서 누가 반대해요?》

《보건성 국장동지요.》

《그-래-요?》 한송애의 숨소리가 또 높아졌다. 《그러니 보건성 국장동지가 두려워서?… 아이구! 참, 무슨 사람이 이럴가. 동문 배짱도 없어요? 리상은 저 구름꼭대기에 올려놓구 두눈은 땅바닥만 내려다보고있으니.》

《뭐요?》 서범천은 걸음을 멈추고 그를 흘겨보았다. 《이 동무 점점 한다는 소리가?…》

《어마나! 거기다 주먹까지 쳐들었으면…》

서범천은 고개를 뒤로 젖히고 웃기 시작했다. 마치 하늘소가 하늘을 향해 너털웃음을 웃어대는듯 했다.

그를 따라 깔깔 웃어대던 한송애가 비로소 정색하여 말했다.

《여보세요, 동물 지지해주는 사람들도 많은데 국장동지가 무서워서 주저앉으면 되겠어요?》

《어쩌겠소. 국장동진 두들겨패지, 기술부원장은 막아내지 못하지… 뭐, 용빼는 수가 있소?》

서범천은 윤일국장과 마주서있던 기술부원장이 떠올랐다. 그때 권일학은 복강경수술을 시도한것은 일정한 연구토대와 목표에 기초한것이였다고 분명 설명했었다. 하지만 끝까지 윤일국장을 납득시키지는 못했었다. 그리고 서범천 자기를 무시하며 외국에 가서 복강경수술을 더 깊이 파악해올 실습생명단을 올려보내라고 하는 윤일국장의 지시도 강경하게 반박하지 못했었다.

물론 복강경수술이 좌절된것을 기술부원장의 잘못으로만 밀어붙일수 없지만 그가 아무리 애쓴다 해도 처음부터 복강경수술을 반대해온 보건성 국장을 당해내지는 못할것이다.

누런 락엽들이 이리저리 날리고 그들의 발밑에서 굴러다녔다.

한송애가 생각깊은 어조로 입을 열었다.

《동문 국장동지를 막아주지 못한 기술부원장선생을 고깝게 여기는것 같은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 아닐가요?… 기술부원장선생은 유리처럼 속까지 다 들여다보이는 그런 사람같애요. 자기를 감추지 않고 다 드러내는 사람… 그런 사람들은 랭정해보이긴 해도 정의감이 강하고 믿음이 가는 법이지요. 난… 기술부원장선생을 믿어요, 그 어떤 권한이 아니라 정의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이라고!…》

《모르겠소, 동무는 무엇을 보고 기술부원장이 그런 사람이라고 믿는지.…》

멎어섰던 서범천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 한송애가 따라서며 가볍게 한숨을 내쉬였다.

《그건… 느끼는것이예요. 감전되였을 때 전류의 크기와 주파수 그리고 생리적상태에 따라 사람들이 서로 다르게 느끼는것처럼…》

서범천은 그만 소리내여 웃고말았다.

《동문 모든걸 전기공학으로 해석하는구만. 인간생활도 그렇게 보는게 아니요?》

《왜요? 때로는 아무런 감정도 섞이지 않는 순수 공학의 눈으로 보는것이 더 정확할 때도 있답니다.》

《하, 그런가?…》

《믿어보세요.》

서범천이 걸음을 늦추자 한송애는 두눈을 빛내이며 그에게 말하였다.

《이보세요, 어쨌든 복강경수술은 꼭 해야 해요! 그건 우리 녀성들을 위해 절실히 필요한 첨단의술이 아닌가요. 난 믿겠어요, 동무가 주저하지 않고 계속 복강경수술을 밀고나가리라는걸!…》

서범천은 여전히 가랑잎이 밟히는 발밑만 내려다볼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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