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5 회


제 3 장


34


리규성이에게 머리아픈 일이 또 하나 생겼다. 늘 늦어 집에 들어가던 그는 오늘 좀 일찌기 사무실을 나섰다.

밖으로 나온 그는 본촌마을 앞길을 걸어 경우재를 넘는 낮은 언덕길로 방향을 잡았다.

3월말의 변덕스러운 날씨는 비가 오는가 하면 눈이 오고 해가 쨍쨍 비치여 더운가 하면 바람이 세차게 불고 음산하고 춥기도 했다. 오늘밤은 맑게 개이여 하늘의 둥근달이 규성이와 같이 떠갔다.

한결 잦아든 바람은 부드럽고 생신했고 향긋한 봄냄새를 피우고있었다. 또다시 영농기가 닥쳐와 벌써 랭상모판에 씨뿌리기를 시작했다.

규성은 종일 작업반들을 돌며 씨뿌리기상태를 돌아보면서 농장원들을 칭찬도 하고 욕설도 퍼붓느라 피곤하고 지친 몸이였다. 그래도 밤에는 밤대로 사무실에 앉아 사무처리를 해야 하는데 이날 저녁은 사정이 있었다.

경우재고개길을 올라서면 림촌이 시작되는데 왼쪽으로 치우쳐 기와집이 먼저 눈에 든다. 그 집이 사연깊은 집이다. 전쟁시기 이 마을을 일시 강점했던 미국놈을 따라 서울에서 들어온 이전 지주의 아들이 《치안대》를 조직하고 애국농민들을 마구 잡아들여 족치고 학살했는데 리녀맹위원장을 붙잡으려다 잡지 못하자 그의 집을 불살라버리였다. 놈들이 쫓겨가자 리인민위원회에서는 리녀맹위원장네 가족에게 이전 지주의 첩이 살던 집을 주었다. 그 집이 바로 왼쪽에 치우쳐 첫눈에 드는 집인데 남편 임정주는 군대에 나가있고 리녀맹위원장이 시부모님들을 모시고 세간살이도 하고 사회사업을 하며 전쟁의 난관을 이겨내고있었다.

전쟁의 그 어려운 시기 수령님께서 어느날 이른 새벽에 림촌을 찾아오시여 이 녀맹위원장의 집 울타리밖에서 그 녀인이 깨여날 때까지 한시간 넘어 기다리시였었다.

바로 그 집의 삽짝문을 열고 리규성이 들어가며 《임동무 있소?》하고 찾았다. 방문이 열리고 임정주가 내다본다.

《들어오오. 덕준아바이는 벌써 와서 기다리고있소.》

리규성이 방안으로 들어가 김덕준이한테 인사를 했다. 김덕준이 갑산독초가 든 담배쌈지를 내밀며 《한대 말게.》하였다.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던 이전 리녀맹위원장이 남편에게 상을 펴라고 말했다. 늙은 부모님들은 그새 다 사망하고 젊은 부부가 비둘기처럼 정답게 살고있다.

음식을 날라들이며 임정주의 안해는 관리위원장에게 인사를 하면서 창고장에게 무얼 그렇게 많이 보냈는가고 미안해하였다.

《그것두 보내지 않을가 하다가 마음이 돌아서서 보낸거요.》

리규성이 씨뿌둥해서 하는 대답이였다.

《오시지도 않겠다고 했다면서요?》

《그랬지요. 그렇지만 어쨌든 리별주야 마셔야 하겠기에 왔지요.》

《호호…》

녀인은 손으로 입을 가리우며 웃었다.

《관리위원장이 음식감을 많이 보내주었는데 내가 음식솜씨가 없어서 이렇게 만들었지만 많이들 드십시오.》

《자, 드세!》

김덕준이 먼저 술이 찰랑찰랑하는 술잔을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우리 리당위원장의 앞으로의 사업성과와 건강을 축하하여 마시게.》

리규성이도 한마디 했다.

《임동무가 위병을 고치지 못하고 가는게 가슴아프네.

내가 등한히 했소. 일만 시키고 쩍하면 다투었지.》

《고맙소!》

눈굽이 화끈해난 임정주는 술잔을 단숨에 비웠다.

《관리위원장이 제일 속시원하겠네.》

김덕준이 웃었다.

《리당위원장이 행정대행을 한다, 어쩐다 하며 밤낮 언쟁이더니 시원하겠단 말이야.》

《전선에 나가 같이 싸우다 같이 제대된 전우이니까 믿고 마음대로 맞섰지요.

이제 낮도 코도 모르는 사람이 오면 제길, 이 사람하구 쌈하듯 하다가는 당장 일이 터질거요.》

리규성의 찌프린 얼굴을 보며 김덕준이 소리내여 웃었다.

《리규성이 그 밸을 참아야 할테니 심화병에 걸리겠군. 그래서 옷은 새옷이 좋고 사람은 오랜 사람이 좋다고 하지 않나!

정말 리당위원장이 수고많았지. 전쟁이 끝나자 제대되여와서 조합초급당위원장으로 시작해서 오늘까지 고생도 많이 했고 사람들이 마음을 합쳐 일하도록 하느라 애도 썼지.》

김덕준이 술기운이 퍼지자 연설이 시작되였다.

《아닙니다. 당원들이 나를 도와주었지요.

덕준아바이랑, 리규성동무랑 이 인정머리 없고 일밖에 시킬줄 모르는 임정주를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내가 어떻게 일할수 있었겠소.

나는 어디가든 원화리사람들, 당원들, 전 관리위원장과 현 관리위원장을 절대로 잊지 않을것이요.》

임정주는 눈물이 글썽해졌다.

《이 사람, 리당위원장, 아니 이제는 군당지도원이지. 제가 일하던 고장이라 해서 인심을 베풀면 안되네. 특히 관리위원장을 이전처럼 달구어대라구. 그게 돕는게 아니겠나?》

《아바이, 임동무더러 관료주의를 하라고 추동질하는게 아니요?》

《아닐세.》

셋이 함께 웃었다.

잠시후 리규성이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임정주를 뽑아가는 군당의 조치가 마음에 들지 않소. 임동무야 발전해가는것이 좋겠고 나도 응당 기뻐해야지요.

그래 기쁘기도 하지만 우리 조합의 기둥을 하나 뽑아가니 맥이 풀리오.》

《나도 솔직히 여기를 뜨고싶지 않소.》

《이 사람들, 그런 소리는 그만하라구.》

김덕준이 손을 내저었다.

《이제야 소용없지 않는가. 아니, 그래 이 김덕준이는 섭섭하지 않는가, 엉?》

김덕준이 울먹이였다.

때마침 작업반장들과 세포위원장들이 들어왔다.

《이런 법이 어디 있소? 간부들끼리만 모였구려.》

《좋은데 가면서 우리하군 인사도 안하고 가려했소?》

그들은 이런 불만들을 늘어놓으며 상에 비집고 들어와앉았다.

다음날 아침 일찍 임정주는 군으로 떠났다. 가족은 후에 데려가기로 하고 본인만 먼저 가는것이였다.

조용히 걸어가겠다고 하는것을 리규성관리위원장이 기어이 화물자동차에 태워보냈다.

이튿날 밤에 비바람이 세게 불었다. 조합원들이 모두 떨쳐났다.

그들은 불뭉치를 켜들고 랭상모판으로 달려나가 가마니와 나래를 덮는다, 새끼줄이 끊어지고 지주목이 쓰러진 방풍장들을 수습한다 하며 비바람속을 뛰여다니였다.

군경영위원회에서 지도원이 한명 내려와 그들과 같이 밤을 샜다. 바람이 멎은 새벽녘에 가서는 기온이 떨어져 곳곳에 우등불들을 피웠다.

아침에 피창린도당위원장이 군당위원장, 군경영위원장과 같이 암적다리를 건너와 지금 제3작업반으로 가고있다는 소식이 리규성이한테 날아들었다.

리규성이는 사무실에서 자고있는 군경영위원회 지도원을 깨워가지고 같이 암적으로 향했다. 간밤에 내린 비로 하여 길이 질쩍했다.

암적의 랭상모판에 도와 군에서 온 세사람과 3작업반장 박영준이 서서 무슨 이야기들을 하고있었다. 리규성은 비바람피해정형을 알아보려고 도와 군의 일군들이 내려왔다는것을 대뜸 짐작할수 있었다. 원화협동조합에 앞서 다른 조합들을 돌아보았는지 그들이 신고있는 신발들이 온통 진흙탕투성이였다.

피창린은 모자를 쓰고 솜덧옷을 입었으며 목이 짧은 검은 장화를 신고있었다. 그 장화와 장화목에 쑤셔넣은 바지가랭이가 흙탕물에 어지러워졌다.

리규성은 도당위원장을 먼발치에서부터 알아보고 다가가며 인사를 했다. 그는 자기네 도당위원장을 존경하고있었다.

그가 들은데 의하면 피창린을 도당위원회청사에 가서 만난다는것은 하늘의 별따기와 같다고 한다. 그가 자기 사무실에 앉아있는 날은 거의 없다.

그는 현지지도하시는 김일성동지를 수행하거나 중앙에서 하는 크고 작은 회의들에 참가했으며 도안의 공장, 기업소, 탄광, 광산, 특히 농업협동조합들에 나가있군 했다.

명절날이나 일요일에도 집에 붙어있지 않았기때문에 학교다니는 아이들은 아버지의 얼굴을 잊을 정도였다. 도당위원장이라 해도 학부형이였지만 학부형회의에는 늘 안해가 다녔다. 깊은 밤 퇴근해와서, 또는 아침식사를 할 때 안해로부터 보고를 받는데 《아이들의 장난이 심하대요.》하는데 대해서는 《나도 그 나이에는 장난이 심했고 싸움도 많이 했지. 이마받기명수였소.》라고 대답했고 《오는 일요일에 학급학생들이 평양견학을 가는데 뻐스를 한대 내달래요.》하는데 대해서는 《그건 내 권한밖이요.》하고 대답했다. 《내가 운수과장동무한테 말해서 해결받겠어요.》하는데 대해서는 《알았습니다. 내무대신각하.》 이렇게 대답하며 일어섰다.

친척들도 그에게 부탁할것이 있어 찾아왔다가는 그가 퇴근하는 새벽까지, 또는 출장지에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내지 못하고 돌아가군 했다.

한번은 고향에 있는 그의 작은 아버지가 찾아와서 며칠 묵으면서 기다리다가 만났는데 로인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왜정때 도지사보다 더 만나보기 힘들군.》

피창린은 웃었다.

《작은아버지, 도지사를 만나본적 있습니까?》

《나같은 백성을 그런놈이 만나줄가?》

《그걸 보십시오. 나는 매일 〈백성〉들을 만납니다.》

도당위원장의 운전사는 농촌길에서 닳아버린 승용차의 바퀴를 갈아맞출 때 피창린이 빨리하라고 다그쳐대면 《그래두 이 바퀴들이 도당위원장동지가 차안에서 조금이라도 눈을 붙이게 하지요.》하고 두덜댔다.…

《규성동무, 수고하오.》

피창린은 다가오는 관리위원장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 손이 얼음처럼 찼다.

피창린은 원래 일군들을 칭찬하지 않는데 원화협동조합 관리위원장만은 례외였다. 대바르고 손탁이 센 그가 마음이 들었던것이다.

그는 곁에 서있는 남모를 사람을 바라보며 누군가고 물었다.

《군경영위원회 지도원동뭅니다.》

리규성이가 대답했다.

《어제 내려와서 저희들과 같이 밤새껏 고생했습니다.》

피창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군경영위원회 위원장에게 물었다.

《경영위원회동무들이 수고하누만. 다른 조합들에도 다 나가보겠지?》

《예, 지도원들이 조합들을 하나씩 맡아가지고 다 나가있습니다.》

《그러니 담당제를 실시했구만. 옳소, 그렇게 해야 하오. 동무네 경영위원회사업의 기본이 아래에 내려가서 조합들을 기술적으로 지도하는거요. 부서들에 인원이 다 찼소?》

군경영위원장은 기본적으로 다 찼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갓 조직되였을 때는 인원도 부족했을뿐아니라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난감하였는데 이제는 질서가 잡혔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피창린은 그의 말을 들으면서 얼굴에 느슨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수령님께서 세워주신 새로운 농업지도체계가 얼마나 정당하고 옳은것인가를 현지에 내려와서 더 절실히 느끼게 되였다.

이 훌륭한 농업지도체계가 계속 은을 내게 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피창린은 경영위원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선 협동조합들의 계획을 세우는 사업을 도와주어야 하오.

그러자면 경영위원회 일군들이 토지의 우렬을 장악하고 수상님께서 가르쳐주신대로 적지적작의 원칙에서 작물을 심도록 해야겠소. 퇴비학보와 반출, 벼종자처리와 씨붙임을 과학기술적으로 하도록 하는데도 힘을 넣어야겠소. 그리고 모내기, 김매기, 가을걷이도 직접 내려와서 지도해야겠소. 초시기에 곡절을 겪던 경영위원회가 수상님의 가르치심대로 사업을 옳게 해나가고있다고 볼수 있소. 이 기세를 늦추지 맙시다.》

피창린은 어제밤 비바람피해를 막기 위한 투쟁을 경영위원회가 전투적으로 잘했다고 이야기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피창린은 온통 진흙탕이 된 방풍장안의 무수하게 찍힌 발자국들과 아직 연기가 그물그물 오르고있는 모닥불, 모판에 씌운 나래들, 새끼줄토막, 비닐쪼박들을 가리켰다.

군당위원장이 돌아보던중 여기가 제일 피해복구를 잘한것 같다고 했고 군경영위원장도 긍정했다.

《더 돌아보기오.》

그는 박영준이에게 얼굴을 돌렸다.

《반장동무, 동무들이 밤새 수고들을 했지만 어찌겠소. 요구할건 요구해야지. 방풍장이 허줄한데는 더 보강하고 이 안을 빨리 깨끗히 정돈하고 해가 떠오른것만큼 나래들을 걷어야 하겠소.》

《예, 알았습니다.》

《아침식사는 했소?》

《이제… 먹겠습니다.》

피창린은 꺼칠해지고 광대뼈에 흙물이 묻은채로인 작업반장을 바라보다가 눈길을 돌리였다.

《해야 할것들을 마저 하고는 식사하고 좀 쉬오.

관리위원장, 조합원들을 재우시오.》

《오늘 같은 날은 눈을 좀 붙이며 쉬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습니다.》

피창린은 눈길을 떨구고서 한동안 묵묵히 서있었다. 이윽고 리규성에게 《이런 때는 관료주의를 써도 되오.》하고 말하는데 목소리가 갈려있었다. 관료주의사업작풍때문에 비판을 받은적이 적지 않은 피창린이였다.

리규성은 속이 후더워났다. 일군들은 모질게 다불러대도 농민들에게는 큰소리 한번 치지 않는 도당위원장이다.

《다른 작업반에 가봅시다.》

그들은 3작업반 3분조의 랭상모판을 떠나 큰길에 나섰다. 피창린이 문득 물었다.

《동무네 리당위원장이 왜 보이지 않소?》

리규성이 군당위원장을 피뜩 쳐다보고 대답했다.

《군당에 소환되여 갔습니다.》

《군당에? 일을 잘하고 작풍이 좋은 동무니까 군당에서 데려갔군?》

군당위원장을 쳐다보며 피창린이 말했다.

《예.》

《원화협동조합 관리위원장과 리당위원장이 서로 좀 맞붙어 싸우긴 해도 배짱이 맞는다던데,

그래 관리위원장, 이제는 싸울 사람도 없겠소?

누가 동무처럼 자존심이 세고 자기 주장만 우겨대는 관리위원장과 손잡고 당사업을 하기 좋아하겠소? 행정일군이 양보해야지.》

《일부 문제들은 제가 양보했습니다. 임정주동무가 옳았으니까요.》

피창린이 머리를 들고 한바탕 웃어댔다.

《그러니까 결국 둘이 배짱이 맞았군!》

《도당위원장동지, 여기 군당위원장동지도 계시지만 임정주동무를 우리한테 되돌려보내주면 안되겠습니까?》

뜻밖의 철부지같은 제기에 군당위원장이 아연해한것은 더 말할것도 없고 도당위원장도 잠시 어리뻥뻥해진듯 싶었다.

《그건 왜?》

《서운한건 더 말할것두 없구 조합의 기둥이 하나 쑥 빠져나가니… 손맥이 풀립니다.》

피창린이 고개를 끄덕이였다.

《그럴수 있지, 그럴수 있소.

하지만 규성동무, 자기 욕심만 부려서야 되겠소?

좋은 일군은 발전해야지 도당이나 군당일군이 하늘에서 떨어지는건 아니지 않소?

행정일군도 그렇지. 동무를 군경영위원회 부위원장이나 기사장으로 소환할수도 있단 말이요.》

《아, 저는 그런 재목이 못됩니다.》

리규성이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모두들 즐겁게 웃었다. 리규성이 때로 엉뚱하기도 하고 어처구니 없는 제기를 하군 한다는것을 군일군들은 잘 알고있었다.

《그래 새 리당위원장이 왔소?》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군당위원장, 이런 도깨비같은 관리위원장에게 어떤 리당일군을 보내주어야겠는지 알수 있겠지?》

피창린이 군당위원장에게 말했다.

《알맞춤한 동무를 골라놨습니다.》

《그러면 됐소. 관리위원장, 너무 서운해마오.

새로 오는 리당위원장이 시샘할수 있소.》

《하- 하-》

모두 웃는데 리규성이만은 잔뜩 눈살을 찌프리고있었다.

《도당위원장동지, 솔직히 말하면 임정주리당위원장을 떼운게 제일 알알해서 그런 제기를 한것도 있지만 지금 우리 조합에서 금덩이같은 사람들이 자꾸 빠져나가서 그럽니다.》

피창린이 좀 심중해졌다.

《대체 어떤 〈금덩이〉들이 빠지오? 리당위원장 임정주 말고?》

《지난해와 올해에 처녀 일곱명이 공장과 읍으로 시집을 갔습니다. 그중 한 처녀는 인물도 리에서는 제일이고 모내기에 들어가서는 재봉침같다는 상로력인데 림촌마을에서 군대 나갔다가 제대되여온치가 달고 달아났습니다. 제대되여 황철에 배치되였는데 그가 데리고간 향옥이는 남자보다도 도시가 마음에 있어 따라갔다고 봐야지요.》

《남자도 마음에 들었겠지. 제대군인이 아니요?!》

피창린이 리규성이를 좋지 않는 눈으로 보는데 사실은 처녀들이 농촌에서 빠지는 문제를 들으며 심기가 불편해졌기때문이였다.

《그리구 말입니다. 농사철이 시작되였는데 관개공사장에 동원되여간 사람들을 왜 아직 들려보내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리규성이 이와 같이 안타까움의 호소를 계속하자 도당위원장은 알았소, 알았소 하고 그를 진정시키였다.

피창린은 수령님께서 정월달에 신천군의 어느한 협동조합에 가시여 농촌로력이 빠지는 문제에 대하여 경종을 울리신 사실에 대하여 한동안 이야기했다.

《그렇게 되면 황철에 간 장이남이와 향옥이가 돌아오겠습니다?》

리규성이 미타해하면서도 희망을 가지고 물었다.

《그렇게 될수 있지. 하지만 그게 간단한 문제요?

우리 도에서도 농촌에서 로력이 어디로 어떻게 얼마만큼 빠져나갔는가를 장악하고있기는 하지만 이후 근본적인 대책과 조치가 따르게 될거요.》

그는 그 이상 더 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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