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8 회


제 10 장


48


박정희도당은 일대 위기를 겪고있었다. 반항의 격랑은 서울뿐아니라 지방 각지에까지 휩쓸고있었다.

…종로의 한 골목은 승용차들이 딱정벌레떼처럼 비비적거리고있었다. 큰길이 시위군중으로 막힌것이다.

승용차에서 내린 량성도와 안한수는 골목어귀에 몰려선 사람들의 어깨너머로 서로 어깨를 겯고 포도를 따라 전진하는 대학생시위자들의 뒤쪽을 유심히 살펴보고있었다. 검은 안경을 낀 량성도가 담배를 한쪽입귀에서 다른쪽으로 잽싸게 옮겨물며 말했다.

《저쪽에 나타나는것들이 아니오?》

《글쎄, 아, 옳군요. 그런데 한쪽은 다른 패들 같은데…》

《저게 무슨 예수쟁이들인가, 망할것들. 틀림없이 빨갱이들이 섞여있겠는데…》

《가만있자, 그 앞쪽은 〈한일자동차〉 로동자놈들이구만. 저 프랑카드옆에 얼굴이 시뻘건 놈 보이지요? 저놈이 전에 진수네 집에 얹혀있던 김용기인지 하는 놈 아닙니까.》

그들이 노려보는 학생대오의 뒤쪽에서는 이삼백명 됨직한 로동자들이 《매판정치, 매판재벌 타도하자!》라고 쓴 자그마한 프랑카드를 들고 연방 구호를 웨치며 전진해오고 그뒤로 몇개의 커다란 십자가를 든 신도의 무리가 일반시민들과 뒤섞여 밀려오고있었다.

성도와 한수는 무어라고 서로 속삭이더니 한수가 어깨에 멘 사진기끈을 추슬리며 학생대오의 선두쪽으로 먼저 달려나갔다. 성도는 잠시 기다렸다가 검은 안경을 벗어 웃주머니에 넣고 입에 문 담배를 뱉아버리더니 교인들의 무리가 다가오자 마치도 외국려행에서 돌아오는 친구나 반기듯 호기있게 손을 들어 흔들며 차도에 뛰여들었다.

《허, 이거 세상이 정말 바뀌겠는데요!》 혹은 《싸웁시다! 나도 같은 교인으로서!…》 하고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인사를 보내며 군중의 물결을 타고 복판으로 뚫고들어갔다. 그러다가 십자가를 든 한 신사와 남몰래 의미있는 눈짓을 교환했다. 상대는 성도가 교회에 밀어넣은 정보원이였다. 성도는 그의 옆을 지나 검은 옷차림에 머리가 희슥희슥한 중키의 풍채좋은 로인의 옆에 들어서서 나란히 걸으며 감동한 빛을 꾸미고 말을 주고받았다.

《류집사님께서 어떻게?… 혈압이 괜찮으시겠습니까?》

《난 또 누구라고. 혈압을 생각할 땐가요.》

《난 얼마전부터 교회의 투쟁사를 준비하고있는데 어떨가요. 이 저항을 행복한 결말로 끝내자면 주님같은 어지심과 아킬레스같은 심장을 겸비한 조직자들을 세워야겠는데…》

《?…》

집사는 성도가 싫은지 차겁게 돌아보고는 한동안 앞에서 나가는 십자가를 생각에 젖은 눈으로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사이공에선 불교도들까지 제 살을 태우는데 우리가 그들보다 못할수야 없지…》

집사가 힘들게나마 반응을 보이자 시위의 조직자들과 그들의 배후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냄새를 맡고싶은 성도는 온갖 간사한 지혜를 발동하여 어리무던하게 보이는 로인을 여러모로 에둘러 찔러보군 하였다.

시위군중은 갑자기 혼란에 빠졌다. 앞쪽에서 학생들과 로동자들이 경찰들과 란투를 벌렸다. 두대의 경찰차가 부서지고 순식간에 쌍방간에 숱한 부상자들이 났다. 청와대의 엄한 지령을 받고 전에없이 포악해진 경찰들은 곤봉으로 항쟁자들의 맨머리와 어깨를 마구 후려갈기고 악을 쓰며 구두발로 차고 짓밟았다. 사방에서 피가 흐르고 비명이 터졌다. 인도로 뛰여나온 한수는 김용기를 비롯한 여러명의 로동자들이 경찰 두놈을 붙잡고 무리매를 안기며 저쪽골목으로 끌고 들어가는것을 발견하고 재빨리 사진기를 들었다.

경찰들의 다른 기동대가 골목에서 쏟아져나오더니 옆과 뒤로부터 군중에게 달려들었다. 모진 타격을 당하는것은 신도들이였다. 봉기한 농노들을 진압하는 령주의 사령들이라고 하더라도 그렇게 잔악할수는 없었다. 재빨리 집사를 골목으로 빼여돌린 성도는 가로등전주에 의지하여 수라장을 이룬 란무장을 향해 목이 터지게 거듭 소리쳤다.

《부상자들을 구출하시오! 령솔자들은 부상자들을 데리고 나오시오! 병원으로! 병원으로!》

당황한 부상자들이 동료들의 부축을 받아 그에게로 몰려왔다. 성도는 길이 막혀 골목에 박혀있던 승용차들에 그들을 갈라태우고 자신도 올라탔다.

성도가 부상자들을 끌고 온 2층으로 된 붉은 벽돌집인 신생의과병원은 환자들로 이미 초만원이였다. 좁은 뜨락에 밀려든 차들에서 환자들이 내려 나지막한 현관으로 밀려들자 위생복을 입은 몇명의 의사, 간호원들이 막아나서고 그뒤로 뚱뚱한 체구에 벗어진 머리가 뾰족한 원장이 안경을 번쩍거리며 비집고 나와 짜증을 냈다.

《이거 어쩌자는거요. 승낙도 없이. 안되오. 우린 초만원이요. 서울에 병원이 좀 많아서 여기로만 왔소?》

성도가 색안경을 벗어들고 현관층계에 올라서며 얄궂은 미소로 원장을 노려보았다.

《원장선생, 나를 모르시겠소?》

《누구신지?… 아무튼 안되오.》

《허어, 나를 모른다? 이제 알게 될겁니다. 좌우간 5분간만 만납시다.》

성도는 씨근거리며 신음하는 부상자들과 그들의 동행자들을 웃음어린 얼굴로 돌아보고나서 원장을 끌고 안으로 들어갔다.

두사람이 원장실에 들어서자 원장은 성도에게 깍듯이 목례를 하며 부하다운 자세로 일변했다. 그는 성도에게 소속된 정보원이였다.

《놈들을 받으시오. 주목할만 한자들이 섞여있소. 수단들을 리용하시오. 문제는 배후를! 알겠소?》

《알겠습니다. 헌데 치료중인 환자들 처리가…》

《그거야 밀도를 높이든가, 림시 교체하는 방법도 있지 않겠소.》

전격적으로 락착지은 성도는 희색이 만면하여 현관으로 달려나가 고대하는 사람들에게 멋을 부리며 떠들었다.

《여러분, 성공이요! 영웅들은 우대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피가 부족하면 나도 불러주시오. 자, 어서 입원실로!…》

환호가 오르고 박수가 터졌다. 어떤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자랑으로 웨치며 그가 몇분사이에 문제를 해결한것을 희한해하였다.

쥐무우처럼 속과 겉이 다른 성도는 공연을 마친 인기배우처럼 손을 들고 웃음을 날렸다. …

아침이였다. 문희의 하숙집 쪽문가에서는 문희의 아들과 장태일기사네 아이들이 딱지치기를 하고있었다. 재일은 저보다 키가 큰 아이들에게 련이어 떼우고있었다. 반반한 땅에 딱지가 착 달라붙게 발로 탕탕 밟아놓는데도 키다리는 세차게 내리조겨 딱하는 소리와 함께 묘하게 바람을 일으켜 먹어버리군 했다.

재일은 자꾸 떼우는것이 화가 났으나 그런 가운데서도 바지를 훌훌 춰올리며 길쪽을 힐끔힐끔 돌아보았다. 무엇인가를 감시하고있는것이다. 방안에서는 문희가 문을 걸어놓은채 낮은 책상을 안고 앉아 반도체라지오에 귀를 기울이고있었다. 청년학생들을 비롯한 남조선의 각계층 민중들이 벌리고있는 투쟁을 지지성원하는 북녘동포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평양방송을 듣고있는것이였다.

수만명이 피타게 웨치는 투쟁의 구호와 노래소리, 고막이 얼얼하게 웨치는 남녀청년학생들의 응원의 토론들, 거대한 전기로들과 기중기들이 굉음을 내는 어느 제강소의 불꽃튀는 생산현장에서 쇠물처럼 뜨거운 전투적련대성을 표시하는 용해공들의 목소리, 들을수록 가슴이 열리는 내용이였다. 문희는 가슴이 울렁거렸다. 그 성대하고 장한 분위기며 목소리마다에서 울리는 북녘겨레들의 열정을 그대로 고스란히 남편과 그의 친지들에게 알려주고싶었다.

문희가 한창 듣고있을 때 밖에서는 한무리의 사나이들이 골목으로 밀려들더니 여러 집으로 흩어져서 달려들어갔다. 사복경찰들의 불의의 수색이였다. 얼굴이 창백한 중키의 사나이가 문희네 나지막한 쪽문앞에 다가서더니 제손으로 안에 걸린 문고리를 소리없이 벗기고 기사네 본채앞으로 갔다.

딱지치기에 열중하다가 그제야 침입자를 발견한 재일은 사랑채에 있는 어머니가 들으라고 소리쳤다.

《엄마, 손님 왔어.》

그런데 련달아 또 하나의 눈찌가 맵짜보이는 작달막한 중년사나이가 들어서더니 말없이 재일을 주먹으로 위협하고는 문희네 집으로 다가갔다.

아들의 목소리를 듣고 얼결에 반도체라지오를 선반우에 눈에 보이게 올려놓은 문희는 남편이 잘 건사해야 한다고 당부하던 책자들이 들어있는 천주머니를 손에 들었다. 그런 때 침입자가 퇴마루에 올라서서 안으로 걸어놓은 문을 잡아흔들며 열라고 소리쳤다. 채워진채 요란스럽게 달가닥거리는 문고리를 돌아보는 문희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아니, 누구세요? 간떨어지겠어, 참.》

문희는 짜증을 내면서도 눈앞이 캄캄했다. 천주머니를 안전장소에 감출 여유가 없었다. 부엌에 있는 탄고의 벽통에라도 감춰야겠는데 그럴 시간조차 없었다. 사나이는 그냥 문을 두드리면서 왜 꾸물거리는가고 호통질이다. 문희는 번개같이 떠오르는 생각에 천주머니를 출입문 웃부분에 있는 못에 걸어놓고는 문의 안쪽이 벽에 붙도록 활짝 열어젖혀 속기록주머니를 가리웠다. 방안에 뛰여든 사복경찰은 코를 킁킁거리며 경대와 문희를 차겁게 번갈아 보더니 낮은 책상밑, 옷장속, 부엌 할것없이 집안의 모든 구석구석을 훑어보았다. 재일은 경찰이 저러다가 무엇을 훔치지나 않을가 해서 그러는지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이걸로는 평양방송을 듣는가요, 모스크바방송을 듣는가요?》

놈은 선반에서 반도체라지오를 내리워들고 케스를 벗겨보면서 이죽거렸다.

《좋-소. 이건 당분간 우리가 보관해드리지요.》

문희는 불안속에서도 코웃음을 쳤다.

《경찰서에서도 고물점을 경영하는가요? 애아버지가 알면 또 특종기사감이라고 좋아하겠네요.》

사복경찰은 뱀의 눈으로 문희를 쏘아보며 물었다.

《주인이 기잔가요?》

문희는 오만한 표정으로 돌아서버렸다. 그놈은 반도체라지오를 책상에 놓고는 한장의 인물사진을 그 녀자앞에 내대며 묻는다.

《이 사람을 알겠소?》

총명하게 생긴 중년사나이의 사진이였다. 어떤 투쟁을 하다가 위험이 닥쳐서 숨어다니는 사람인지도 몰랐다. 문희는 모른다고 도리질을 했다. 경찰은 무엇인가 트집거리를 기어이 찾으려는듯 서가의 책들을 꼼꼼히 훑어보았다.

남편을 믿는 문희는 두려움보다도 불쾌감을 견딜수 없었다. 그는 언젠가 남편이 경찰에 체포되던 날에 당한 가택수색을 생각했다. 그때에는 얼마나 무섭고 절망적이였던가. 또 남편이 얼마나 미욱하고 원망스러웠던가. 그러나 이제는 더러운 권력과 대립하여 싸우는 남편이 더없이 고귀하고 자랑스럽고 그를 조금이라도 도와줌으로써 자신과 남편이 하나의 운명으로 묶어진것이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그는 손에 땀을 쥐였다. 경찰이 혹시 열어젖힌 문뒤를 살핀다면 어떻게 될것인가? 자신은 물론 남편까지도 붙잡혀가서 무서운 고문을 당할것이며 남편이 침식을 잊고 몰두하고있는 투쟁도 그르쳐질수 있었다. 서가를 다 뒤져보고난 경찰은 방에서 나가려다말고 열어젖힌 문의 문고리를 잡고 장난삼아 문을 가볍게 흔들면서 이상한 눈으로 문희를 돌아보았다.

문희는 두려움에 진저리치며 경대에서 유액크림병을 집어들고 뚜껑을 채우는체 했다. 천주머니가 발각되는 경우에는 그 크림병이라도 무기로 삼아 놈을 갈기려는것이였다. 헌데 못난 꼴에 변태적인 취미까지 있는지 사복경찰은 번들거리는 눈으로 문희의 몸을 게걸스레 훑어보며 문모서리에 잔등을 대고 몸을 옆으로 기울였다. 그에 따라 문이 삐걱삐걱 소리를 내며 률동적으로 흔들리고 문에 달아맨 천주머니가 스적이며 소리를 냈다. 간을 말리우는 순간이였다.

《실례의 말이지만 그 얼굴엔 화장을 하지 않아도 좋겠는데요.》

놈은 싱거운 소리를 하며 시들히 웃더니 놀란것처럼 방에서 뛰여나갔다. 뜨락을 거쳐 행길로 발자국소리가 사라진 뒤에야 문희는 문에 걸린 천주머니를 벗겨 가슴에 꼭 안으며 눈물이 글썽하여 속삭이였다.

《여보!…》

자신보다도 남편을 위기에서 건졌다고 생각한 그는 말끄러미 쳐다보는 아들을 덮쳐안아 정신없이 볼에 입을 맞추었다.…

진수는 신문사 취재차를 운전하며 투쟁의 거리를 달렸다. 충무로와 을지로일대에서 돌아치던 그는 종로3가로부터 동대문시장쪽으로 차를 몰았다. 신문에 낼 《성하의 서울표정》이라는 삽화묶음을 쓰려는 그는 선택검열을 하듯 기분내키는대로 상점이며 극장, 장마당, 공공기관 등 이 거리, 저 골목의 여러곳에 잠간씩 들려 취재를 하군 했다.

그러나 이러한 취재활동은 아무리 민활하고 열성스러워보여도 겉치장이고 실은 투쟁하는 시민학생들을 무엇으로나 도와주자는것이였다. 그는 행진중이거나 경찰저지선에 막혀있는 학생시민들의 시위대를 만나면 제가 아는껏 그들이 쉽게 돌파할수 있는 길을 대주군했다.

《앞쪽 ∘∘지점에 놈들이 삼중저지선을 치고있소. 돌아가시오.》

《∘∘골목으로 빠지시오. ∘∘로쪽이 비여있소.》

그는 취재를 하는체 수첩을 펴들고 시위군중들속에 뛰여들어 이런투로 알려주군 했다. 그러면 군중은 그의 조언에 따라 진군로를 재빨리 바꾸는것이였다. 진수에게는 시민들의 투쟁이 자기의 투쟁이였다. 그들의 투쟁을 관조한다는것은 있을수도 없는 일이였다. 그의 모든 생각, 모든 행동은 투쟁이였다.

종로3가에서 불의에 옆골목으로부터 쏟아져나와 거리를 봉쇄하는 중무장한 경찰들을 간신히 뚫고넘은 그의 차는 한동안 앞으로 달리다가 종로5가에서 마주 오는 대학생시위대를 만났다. 차를 세운 그는 옆으로 숨차게 달려지나가는 녀대학생들속에서 한 처녀의 팔을 잡고 소리쳤다.

《전하시오. 경찰들이 3가에 집결하고있소! 을지로의 ∘∘골목쪽으로 돌아가시오!》

팔을 잡힌 녀대학생은 처음은 체포하는줄 알고 발을 구르며 팔을 채더니 눈이 화경이 되여 그의 말을 들었다. 진수가 놓아주자 그 처녀는 이 긴급소식을 령솔자에게 알리려고 대오의 앞쪽으로 달려갔다.

《선생님!》

환희에 찬 청쾌한 목소리가 진수의 주의를 끌었다. 발랄한 젊은 얼굴들의 바다속에서 영옥이 해님처럼 웃으며 손을 높이 들고 흔들었다. 진수도 손을 들어 격려의 인사를 보냈다. 곧 차를 돌려 동대문시장쪽으로 가던 진수는 가슴이 저며지는듯 한 아픔으로 죽은 인수를 생각했다.

장마당입구 안쪽에서 차에서 내린 진수는 뒤엉킨 인파속에 묻혔다. 잡화점앞에서 붐비는 사람들속에 섞인 그는 두리번거리며 누군가를 찾고있었다. 색안경을 낀 중키의 한 중년사나이가 앞사람에게 밀리는체 하면서 진수의 발을 세번이나 밟았다. 진수는 긴장했다. 발을 이렇게 밟는 사람은 반드시 동혁이여야 했다. 그렇게 약속이 돼있었던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보아도 생면부지의 딴 사람이다.

《차를 가지고 왔나?》

사나이가 딴전을 부리며 이렇게 묻자 진수는 그 목소리를 듣고서야 동혁인것을 알았다. 참으로 빈틈없는 변장이였다.

얼마후 그들은 신문사차를 타고 충무로를 달리고있었다. 동혁이 흘러가는 거리풍경을 바라보면서 품속에서 자그마한 곽을 꺼내여 운전하는 진수의 무릎우에 놓았다. 진수는 한손으로 얼른 곽을 자기의 품속에 간수하고 차의 라지오를 틀었다. 관현악단이 연주하는 무도곡이 울렸다.

동혁이 긴장하여 나지막이 말했다.

김일성장군님께서 조국통일과 관련하여 하신 연설을 록음한 테프요. 잘 보관해야 하오!》

진수의 얼굴은 빛을 뿜는듯 했다. 긴장과 환희로 흥분한 그에게는 쾌속으로 달리는 차가 달구지처럼 느린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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