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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체108(2019)년 9월 16일

평양시간


(제41회)


제 4 장


9


한정아는 련대군의소로 가고있었다.

북쪽에서 불어온 차거운 바람이 능금같은 두볼을 콕콕 찌르고 옷자락을 물어뜯었지만 처녀는 탄력있게 몸을 흔들며 걸음을 옮기고있었다.

오늘 그는 대학으로 돌아가게 된다.

아, 얼마나 가고싶던 교정인가. 자나깨나 한시도 잊어본적 없는 우리 대학!

존경하는 스승들과 다정한 동무들, 밝은 창문으로 해빛이 비쳐드는 강의실을 그려보니 벌써부터 마음이 흥그러워진다.

나리꽃같은 웃음이 남실거리던 처녀의 눈가에 아쉬운 빛이 스쳐지나갔다.

정작 련대를 떠난다고 생각하니 방금전까지 가슴속에 그득히 차올랐던 즐거움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마음이 허전하다. 꿈결에도 그리던 모교로 돌아간다는 기쁨과 그동안 정이 든 사람들과 헤여져야 한다는 섭섭한 감정이 두갈래의 탐조등빛처럼 교차되고있었다.

그러고보면 작별은 사람들의 관계를 가깝게 해주는것 같다.

서분이와 영남이 아버지를 비롯한 《사민구분대》 성원들은 한정아와 헤여지는것이 너무도 아쉬워 오래도록 손을 놓지 못하였다. 친누이처럼 따르던 정찰소대장과 문화부련대장 김흥선과도 전쟁이 승리하는 날 다시 만나자고 약속하였다.

외사촌오빠 로성익과의 작별인사는 어색한 분위기속에서 이루어졌다. 한정아는 자기가 오빠를 그전처럼 잘 대해주지 못한것이 미안스러웠고 로성익도 어딘가 모르게 거북해하는 눈치였다.

오빠와 헤여졌는데 엊그제 련대군의소에서 퇴원한 고남수가 어기적거리며 쫓아왔다.

《임자, 좀 만나자구.》

한정아는 마침 잘되였다고 생각하였다.

대학으로 떠나면서 제일 마음에 걸려있는 사람은 바로 고남수였다. 그에게 더는 그렇게 살지 말라고, 개인의 리익보다 옆사람들과 나라를 먼저 위하는 참된 인간이 되라고 단단히 말해주고싶었다.

《아저씨, 그러지 않아도 만나려던 참이예요.》

고남수는 임자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내 다 아네라고 하듯 헤식게 웃더니 등에 메고있던 배낭을 내려놓았다.

그가 배낭아구리를 활짝 열자 기름기가 찰찰 도는 옥백미가 나타났다.

한정아는 의아한 눈길로 그를 쳐다보았다.

도대체 어쩌자는걸가?

《임자 그동안 날 욕많이 했지?》

《…》

《사실 이 옥백미는…》

가까이에 있던 전사들과 사민들이 무슨 일인가 하고 모여들었다.

그들을 향해 면구스러운 웃음을 날린 고남수는 진중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이 쌀은 김일성장군님께 올리는거네.》

《예?!》

한정아는 놀란 눈으로 옥백미와 고남수를 번갈아 보았다.

《아저씨, 그게 정말이예요?》

고개를 주억거린 고남수는 다음과 같은 사연을 털어놓았다.

소작살이를 하던 그는 마흔살이 넘어서야 겨우 장가들었는데 몇해가 지나 지주놈이 소작주었던 땅을 도로 빼앗고 한지로 내쫓자 심화병에 걸린 안해는 세상을 떠났다.

《이 망할 놈의 땅이 사람을 잡아먹었구나! 꺼져라, 꺼져!》

삽으로 땅을 마구 파던지며 실성한 사람처럼 울부짖던 그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꺼이꺼이 울었다.

전쟁이 일어나고 인민군대가 고향마을을 해방하자 고남수는 2천평의 논을 분여받았다. 제땅이 생겼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아 밤을 꼬박 새운 그는 다음날 아침 땅을 한삼태기 퍼담아가지고 뒤산에 있는 안해의 묘소를 찾았다.

《여보, 우리한테 땅이 생겼소. 김일성장군님께서 우리에게도 땅을 주시였단 말이요. 헌데 당신은 왜 그냥 누워있소. 어서 일어나 이 흙을 좀 만져보란 말이요. 으흐흑!-》

봉분우에 흙을 골고루 덮은 고남수는 산을 내리자마자 열심히 농사를 지었다.

난생처음 제땅에서 농사를 지어서 그런지 힘든줄을 몰랐고 낮이 어떻게 지나가고 밤이 어떻게 찾아오는지 알지 못하였다.

어느덧 논에서 벼이삭들이 누렇게 익어가자 그는 손을 꼽으며 추석날을 기다렸다. 예로부터 그날에는 햇곡식을 지어가지고 조상들의 묘를 찾는다는데 차떡을 쳐가지고 성묘도 하고 안해한테도 찾아갈 생각이였다. 생전에 송편을 실컷 먹어봤으면 한이 없겠다고 념불처럼 외우던 안해의 소원을 늦게나마 풀어주고싶었다. 그래서 추석을 백날천날맞잡이로 기다렸다.

그러던 어느날 뜻밖에 인민군대가 후퇴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멀리서 포소리가 쿵쿵 울리고 북쪽으로 뻗은 큰길에 배낭이며 보퉁이를 메고 진 사람들이 나타났으나 고남수는 논머리에 박아놓은 표말처럼 그냥 앉아있었다.

며칠이 지나자 사람들의 행렬도 뜸해지고 인민군대의 마지막대렬이 지나갔다.

드디여 추석날이 밝아왔다.

이틀전 논에 나가 잘 익은 벼이삭들을 베여서 말리운 고남수는 밤을 새우며 절구를 찧었다. 그리고는 키질까지 깨끗이 한 옥백미를 배낭에 넣고 안해의 묘소에 찾아갔다.

《여보, 난 북으로 들어가오. 김일성장군님이 아니시면 누가 우리 같은 소작농한테 기름진 땅을 주시였겠소. 그래 내 장군님께 이 옥백미를 정히 올리고 땅을 다시 찾아주십시오 하고 청을 드리고 돌아오겠소. 그때까지 기다려주오!》

이렇게 되여 고남수는 귀중한 옥백미가 든 배낭을 메고 머나먼 적후의 길을 걸어왔던것이다. …

한정아는 그의 손을 꼭 잡았다.

《아이참, 그 말씀을 왜 인제야 하세요. 네?》

고남수의 갈고리눈이 아래로 축 내려졌다.

《안됐네. 임자가 산모때문에 쌀을 꿔달라고 찾아왔을 때 난 속으로 이 고남수는 사람이 아니구나 하고 생각했네. 차라리 이실직고하고 배낭을 통채로 내줄가 하고 몇번이나 마음먹었지만 종시 그러질 못했네. 임자, 제발 이 못난놈을 용서해주게.》

《안예요. 제가 아저씨를 잘못 생각했댔어요.》

한정아는 두눈을 슴뻑거리는 고남수에게 진심으로 당부하였다.

《아저씨, 옥백미를 장군님께 꼭 올려주세요.》

《고맙네. 고마워!》

그때 사람들속에 끼워있던 경비소대장이 고남수한테 사죄하였다.

《아바이, 날 용서해주십시오. 제가 그때…》

고남수는 제편에서 미안해하였다.

《아닐세. 난 그런 의심을 받아 싸지. 허허허.》

그렇게 정다운 사람들과 헤여진 한정아였으나 표무강련대장을 찾아가는 지금은 마음이 뒤숭숭해났다.

그날, 샘터에서 돌아온 후 처녀는 표무강을 극력 피하였다.

그가 멀리에서 나타나면 살그머니 나무뒤에 몸을 숨겼고 불가피하게 마주치면 깍듯하게 인사말을 건네고 바람처럼 지나갔다.

처녀는 인차 그것이 자기기만이라는것을 깨달았다.

아침에 눈을 뜨면 그전처럼 후방에 있는 어머니가 아니라 놀랍게도 표무강의 얼굴이 먼저 떠올랐고 잠자리에 누우면 역시 그의 무뚝뚝한 모습이 눈앞에서 얼른거렸다.

어마나, 내가 왜 이럴가?

그러지 말자고 마음을 도사려먹었지만 휴식참이나 행군중에 그를 보면 심장이 길들이지 않은 망아지마냥 높뛰였다. 그때면 남들 모르게 가슴을 붙안고 하필 저 사람이 내앞에 나타날건 뭐람 하고 토달거렸지만 정작 그를 보지 못하면 마음이 불안하고 울적해졌다.

하루는 그가 온종일 나타나지 않았는데 까닭모르게 짜증이 났다. 그러다가 깊은 밤에 산모를 찾아온 표무강을 보자 반가운 나머지 숨이 다 막히는줄 알았다.

그가 인사말을 건넸을 때 자기가 대답은 하였지만 무슨 말을 하였는지 기억나지 않았고 무엇때문에 방금전에 빤 기저귀를 널지 않고 소랭이안에 도로 집어넣었는지 생각나지 않았다.

마음이 불안해났다.

이런 상태로 나가다가 무슨 일을 치지 않을가?

안타까운 나머지 별의별 생각을 다 해보았다.

흥, 도대체 그가 뭐길래. 그저 떽떽거리기 잘하는 련대장이고 또 목석같은 남자인데. 그런 사람을 어느 처녀가 좋아한담?

그 생각은 가슴속에서 샘솟듯 하는 이상야릇한 감정앞에서 여지없이 무너졌다.

하루종일 팽이처럼 돌아쳤지만 그는 자기가 무슨 일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머리속에 맴도는것은 표무강의 의젓한 모습뿐이였다.

순진한 처녀는 대학시절 밤을 새우며 소설책을 읽다가 (어마나, 사랑이란 바로 이렇게 시작되누나!) 하고 숫처녀의 소심하고 황홀한 감정속에 체득하였던 그 신비로운 《원시림》속에 자신이 들어섰다는것을 모르고있었다.

감수성이 풍부한 심장은 체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예민하게 감촉하고있었다. 그것을 이성의 감정이라고 한다면 그는 실망하였을것이다. 사랑이란 범상치 않은 사건을 통해 요란스럽게 들이닥칠줄로 믿어온 그였다. 그런데 처녀의 가슴속에 흘러든 이성의 선률은 바이올린소리처럼 선명하면서도 잔잔하게 울렸던것이다. …

군의소천막에 들어서니 표무강은 침대우에 엎드린 자세에서 처치를 받고있었다.

마음이 아릿해났다.

저렇게 온종일 바로눕지 못하고있자니 얼마나 불편할가?

이윽고 처치가 끝나자 표무강은 천막입구에 서있는 처녀를 알아보았다.

《아, 정치공작대원동무!》

련민의 정이 어렸던 한정아의 동그스름한 얼굴에 서운한 기색이 떠올랐다.

아이참, 하필 그렇게 부를건 뭐람. 문화부련대장동지랑 련대참모장동지랑 다들 《정아동무!》라고 허물없이 불러주는데 이 사람은…

그 불만을 눌러버린 한정아는 침착하게 말하였다.

《련대장동지, 전 작별인사를 하러 왔습니다.》

표무강의 굵은 눈섭이 꿈틀거렸다.

《그래, 어디로 가오?》

《대학으로 갑니다.》

《그렇소?》

한정아는 자기도 모르게 숨을 죽이였다.

아직까지 그와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한적은 없었지만 이 순간에는 뭔가 의미심장한 말을 꺼내놓을것 같았다. 정말 꼭 그럴것 같았다.

무슨 말을 할가? 무슨 말을…

숨을 크게 내쉰 표무강은 드디여 입을 열었다.

《그동안 나한테 의견이 많았겠는데 잊어주오.》

《네에?》

한정아는 마치 한방망이 얻어맞은것처럼 놀랐다.

그것은… 그것은 처녀가 상상해보던 말이 아니였다. 그는 다른 말을, 처녀라면 누구나 희망을 품고 기다릴 가슴벅찬 약속을 기대하였던것이다. 했으나 표무강은 누구한테나 할수 있는 평범한 인사말을 던진것이다.

어쩜 사람이 이렇게 무뚝뚝할가?

야속하고 분해서 눈물이 나오려는것을 겨우 참은 한정아는 어쨌으면 좋을지 몰라하다가 양복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다.

손바닥만 한 천주머니가 만져지자 꼭 그러쥐였다.

…련대가 전선을 넘어서자 한정아는 생각이 깊어졌다.

표무강과 인차 헤여지겠는데 뭔가 기념이 될만 한것을 남기고싶었다. 그가 늘 몸가까이에 두고 보면서 자기를 추억할수 있는 그런것을.

불현듯 언제인가 리경일한테서 들은 군공메달이야기가 떠올랐다.

장군님께서 친히 표무강련대장의 앞가슴에 달아주신 군공메달, 힘들 때나 괴로울 때나 그것을 보며 힘과 용기를 얻군 하였다는 그.

샘터에서 헤여진 후 무작정 그를 피하고싶던 감정이 사라지고 대신 그 깨끗한 마음을 지켜주고싶은 충동이 솟구쳐올랐다.

그래, 주머니를 만들어주자. 그럼 군공메달을 더 잘 보관할수 있을거야.

가위로 천을 맞춤하게 자르고 바느질을 하려는데 행군구령이 내렸다.

아쉬운대로 배낭에 넣고 행군하다가 휴식참에 꺼냈는데 산모한테 밥을 지어주어야 할 시간이 되는 바람에 치우고말았다.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어제는 밤을 꼬박 새우며 주머니를 완성하였다. 가장자리를 노란 색실로 장식하고 가운데 붉은 오각별을 수놓은데다 끈을 바싹 조여맬수 있게 만든 천주머니를 보느라니 피곤이 말끔히 사라지는것이였다. …

지금 자기를 남들과 꼭같이 대해주는 표무강을 보자 처녀는 정성들여 만든 천주머니를 선뜻 내줄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제 와서는 밤을 새우며 극성스레 바느질을 한것마저 허망하게 여겨졌다. 그렇다고 일단 그를 주자고 만들었고 또 이제는 헤여져야 하는데 그냥 가지고 갈수도 없는 일이 아닌가.

결심을 내린 한정아는 천주머니를 꺼냈다.

다음순간 이걸 주고나면 이 사람과 헤여져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심장이 못견디게 아파났다. 그렇지만…

《련대장동지, 이걸 받아주십시오.》

침대우에 엎드린 표무강은 천주머니를 의아해서 바라보았다.

《군공메달을 여기에 넣으세요.》

《…》

《어서 받으세요.》

《고맙소.》

《?!》

중병을 앓고난 사람처럼 얼굴이 핼쑥해진 처녀의 가슴속에서 그때까지 애써 붙잡고있던 기대의 끈이 툭 끊어지고말았다.

해일처럼 밀려드는 분한 감정!

생각 같아서는 그를 향해 있는 힘껏 소리치고싶었다.

《너무하군요. 그래, 제가 그런 말이나 듣자고 찾아온줄 아세요. 네?》

했으나 그 말은 입안에서 뱅글뱅글 돌기만 하였다.

그렇다. 아무리 당돌하고 자신감에 넘쳐있는 처녀라고 해도 이런 남자앞에서는 차마 그 말을 할수 없는것이다. 차라리 돌부처한테 이야기하는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가슴속에서 설음이 북받쳐올랐다.

그 감정은 급기야 목구멍으로 치달아오르더니 눈굽에 모여들었다.

고개를 옆으로 돌려버린 한정아는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부디… 건강하세요!》

처녀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왈칵 쏟아질것 같아 얼른 천막을 나섰다. …

표무강은 곱게 만든 천주머니를 멍하니 보고있었다.

련대군의소에는 예쁘게 생긴 처녀군의도 있고 활달하고 깐깐한 처녀간호원들도 있지만 군공메달을 정히 건사하라고 주머니를 만들어준 처녀는 없다. 그런데 그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가.

눈물이 가랑가랑해서 뛰쳐나간 한정아의 모습이 눈앞에 떠오른것은 그 다음이였다.

그가 왜 울었을가?…

심장이 껑충 뛰여올랐다.

가슴도 100메터달리기를 한것처럼 두근거리고 숨까지 가빠났다.

그가 지금 어디까지 갔을가?… 이제라도 련락병을 보내서 데려올가?

찰나 군복안주머니에서 무엇인가 움직이는듯 한 감촉을 받았다.

그속에 손을 밀어넣자 유지로 싼것이 만져졌다.

높뛰던 가슴은 가라앉고 한정아의 모습도 서서히 사라졌다.

사연깊은 편지를 꽉 움켜쥔 그는 속으로 부르짖었다.

신애, 그대는 어째서 날 두고 먼저 갔소. 응?

아득한 공간으로 날아간 그 절규에 화답하는 목소리는 종시 들려오지 않았다. …

그 시각 꽁꽁 얼어붙은 숲속을 거닐고있는 사람이 있었다.

단정하던 군복은 구겨지고 윤기나던 가죽장화도 뿌옇게 흐려있었다.

지금 로성익은 자신을 돌이켜보고있었다.

그는 련대에 온 첫날부터 표무강을 눈아래로 내려다보았다.

새파랗게 젊은 나이에 련대장의 중임을 맡았으니 련대를 지휘하면 얼마나 지휘하겠는가. 역시 표무강은 모든 문제를 랭철하게 판단하지 못하였고 많은 경우 즉흥적으로 처리하군 하였다. 그가 과연 련대를 제대로 이끌수 있겠는가?

그러나 표무강은 그 우려를 뒤집었으며 의거자들이 대부분인 련대를 이끌고 전선을 돌파하였다. 그 비결은 무엇이란 말인가.

머리속에 떠오른 의문을 풀어보려고 애쓰던 그는 정신없이 달려오던 누이동생과 하마트면 부딪칠번 하였다.

《정아야, 무슨 일이냐?》

당황해서 옆으로 물러난 한정아는 고개를 숙였지만 눈굽에 가득 고인 눈물을 감출수 없었다.

심상치 않은 일이 생겼다는것을 직감한 그는 누이동생이 뛰쳐나온 군의소천막을 노려보았다.

그 천막에 허리수술을 받은 표무강이 누워있다는것을 그가 왜 모르랴.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말해라.》

《오빠, 아무것도… 아무것도 안예요!》

두손으로 얼굴을 싸쥔 한정아는 마치도 힘껏 뿌려진 돌처럼 앞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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