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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체108(2019)년 10월 14일

평양시간


제 30 회

제 3 장

사랑을 가꾸라

7


읍으로 달리던 승용차는 도중에서 멈추어섰다.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마주오던 민영태가 반색하며 손을 든것이다.

대일은 차문을 열고 다가오는 영태에게 담배를 권했다.

《어딜 갔댔나?》

《아지비료가 모자라서 좀 뛔다녔시다. 헌데 아무래도 위원장동지 아니면 손 크게 도와줄 위인이 있더라구요?》

영태는 입귀에 금이발을 드러내며 담배를 받아든다.

대일은 그를 온곱지 않게 흘겨보며 대꾸했다.

《손 크게 도와줄 비료가 어데 있다구 자꾸 찾아다니나? 관리위원장은 어떻게든 자체루 농사짓겠다구 고생고생하는데…

별도루 뭘 더 줄걸 바라지 말라구.》

《아니? 그게 무슨 소리요?》

영태는 펄쩍 놀라더니 항변하듯 들이댔다.

《경영위원장이 그렇게 외면하면 우리 선봉리 농사는 어떻게 하란 말이요? 예?》

《어떻게 하다니? 관리위원장을 도와서 대용연료, 대용비료를 빨리 성공하란 말이요.》

영태는 그만 기가 막혀 입을 쩝 다시고는 한층 더 안타깝게 하소했다.

《그래, 관리위원장이 한다는 직화로가 무슨 일을 칠것 같애 그러우? 대용비료라는것두 그렇지 아무러면 화학비료에다 대겠소?

아, 관리위원장 믿구있다가 선봉리 농사가 망하면 경영위원장두 좋을게 없지 않소?》

대일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담배를 붙여물고 한동안 생각하던 그는 영태를 쳐다보며 심중히 물었다.

《그래, 부위원장 보기엔 그 직화로가 정말 안될것 같소?》

《아 될것 같으면야 내가 왜 이러겠소? 설사 된다 해도 부속마모, 땔감문제… 결국 실리문제에 귀착된다 이거요.》

《그렇다면 나이루 보나 경험으루 보나 선배이며 토배기농사군인 자네가 잘 도와주어야 할게 아닌가?》

《말두 마시오.

그 사람 주장이 어찌나 강한지 부위원장말같은걸 귀담아들어야 어쩌지요?

어렸을 땐 온화하구 온순하다 했더니 지금은 아주 딴판이우다. 여간 코대가 세질 않지요. 대학을 나오구 중앙기관에 있다 와서 그런지 웬만한 사람들의 말은 듣지 않습니다.》

《준석인 일군이야. 포부와 결심이 남다른데 우리가 잘 도와줍시다.》

한동안 말없이 담배를 태우던 대일이 단호하게 말했다.

《내 앞으로도 기름이나 비료는 보장해줄테니 자넨 곁에서 준석이가 일을 잘하도록 잘 도와주라구.》

《알겠수다. 고맙수다.》

민영태는 농립모를 벗었다 놓으며 감지덕지해서 인사를 했다. 그는 대일이 탄 차가 먼지를 말아올리며 멀어져간 뒤에야 자전거에 올랐다.

집에 돌아온 그는 담배를 피워물고 골똘한 생각에 잠기였다.

영농자재가 풀리게 되였다는 기쁨과 안도감에 뒤이어 불안의 그림자가 마음속을 비집고들었다.

곁에서 준석이를 잘 도와주라고 거듭 당부하던 대일의 그 말이 새록새록 되살아왔던것이다. 간단히 스쳐넘길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새삼스레 마음을 무겁게 했다. 그처럼 강경하고 고집스러운 준석이를 이 부위원장이 무슨 뾰족한 수가 있어서 당해낸단 말인가?

그는 생각할수록 리해되지 않았다.

농장원들을 그렇게도 끔찍이 위해준다는 관리위원장이 어째서 그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일을 헐하게 할수 있는 휘발유를 마다하고 집요하게 대용연료에만 매달리는가? 남다른 공적을 세워 명예를 얻자는것인가? 남들이 못했다고 하니 더 기를 쓰고 해서 능력시위를 해보자는것인가?

전망성이 없이 한두해 도입하다 말게 될 직화로때문에 받아올수 있는 휘발유도 못 받아오고 농사는 농사대로 밑지게 된다면 녹아날것은 누구인가? 직화로를 직접 맡아 설계제작한 아들이 뭇사람들과 후대들의 원망을 받을것이고 자재를 맡은 자기가 또한 무능력한 일군으로 비난을 당할것이 아닌가?

경영위원장이 도와주겠다고 할 때 바싹 달라붙어야 하겠는데 그놈의 직화로가 말썽이다. 직화로에 대한 미련만 없다면 준석이도 경영위원장에게 의거할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이럴줄 알았으면 애당초 금혁이를 도에 배치된대로 내버려둘걸 그랬다는 생각이 또다시 지꿎게 갈마들었다.

그렇지, 가만…

마침내 생각이 금혁을 본래대로 도농업기계화연구소에 옮겨놓으면 어떨가 하는데로 미쳤다.

그는 이내 머리를 저었다. 언제는 제발 놓아달라고 손이야발이야 빌더니 지금은 무슨 생각에 받아달라는가고 빈정댈 소장의 모습이 눈앞에 떠올랐던것이다.

다음순간 소장의 얼굴이 사라지고 대신 김대일경영위원장의 모습이 떠올랐다.

민영태는 저도 모르게 무릎을 탁 쳤다.

그렇다. 금혁이를 군에 들여보내자. 도에까진 안돼도 군엔 충분히 될수 있다. 경영위원장이 결심하면 농기계작업소같은데 기사로 배치할수 있는것이다.

그렇게 되면 금혁인 금혁이대로 전망성이 없는 연구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자기 발전의 길에 들어설수 있으니 좋고 리에서는 리에서대로 휘발유를 받아쓸수 있으니 좋고 그것이 궁극에는 준석이를 도와주는 길로도 되는것이겠다 조금도 주저할 리유가 없었다.

민영태는 자기가 신통한 수를 생각해냈다고 내심 흡족하여 수일내로 군에 들어가 경영위원장과 토의해보리라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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