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페지로
날자별열람

 주체108(2019)년 10월 14일

평양시간


제 35 회

제 4 장

땅은 흔들리지 않는다

2


비료를 실은 자동차가 리에 도착하였다.

준석은 부위원장의 보고를 받고 그와 함께 리창고앞으로 갔다.

척 보매도 실어온 비료가 군에서 주게 된 수량을 훨씬 초과한 량이였다.

《분명 잘못 받아왔습니다. 전화로 다시 알아보아야겠군요.》

준석의 말에 민영태는 펄쩍 뛰였다.

《아니, 무슨 소릴 하는거요? 이건 정확히 우리 농장에 할당된 량이우다.》

《그럴리가 있습니까? 일구이언하지 않는 경영위원장동지가 직접 선포한 량인데.》

《자, 이런 답답하다구야… 아 그거야 다같이 모인 석상에서 공식적으로 선언한거구. 실지 내용에 들어가서야 그도 인간인데 왜 조절이라는게 없겠소?》

《아니, 그럼 우리 농장에 별도로 더 주는거란 말입니까?》

《그저 위원장동문 모른척 하구 있구려, 이런 문제야 의례히 자재를 맡은 이 부위원장이 나서서 처리하지 않으리요?

글쎄 일이 제바루 안되믄 그땐 따지구들란 말이요, 허허… 사실 대일위원장과 나는 오랜 동창생친구간이 아닌가?》

준석은 괴로움에 눈빛이 흐려졌다.

《안됩니다. 그러잖아도 우리가 모내기때 휘발유를 당겨다 쓴것만해도 큰 빚을 졌는데 어떻게 또 비료까지 그렇게 하겠습니까?》

《뭐요, 빚이라구? 허허 참, 위원장동문 그걸 빚이라구 생각한단말이요?》

《난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떻게나 그 빚을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고있습니다.

헌데 비료까지 또?…》

《아니, 여유분을 조절해주는거야 경영위원장의 권한에 속한 문제가 아니요?》

《글쎄… 경영위원장동지로선 그럴수 있겠지만… 제 량심이 허락치 않습니다.

부위원장동무, 즉시 초과량을 실어다 반환합시다.》

영태는 까무라칠듯이 놀라 눈을 흡뜨고 맞섰다.

《아니, 이왕 실어온 비료를 도로 실어가라 할 법이 어디 있소? 원, 세상에, 준 사람 립장도 생각해야 할게 아니요?》

준석은 멈칫 굳어져 대꾸를 못했다. 무슨 말로 자기 심정을 표현해야 할지 알수 없었다. 그의 눈앞에는 김대일의 너그러운 얼굴이 떠오르면서 문뜩 성의를 무시함은 인간된 도리가 아니지 않을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순간 그 얼굴이 지워지며 뙤약볕에 땀흘리며 장풍을 베여내던 안해와 수향의 모습이 엇갈려들었다. 그들이 까맣게 탄 얼굴에 눈물이 글썽해서 애원하는듯싶다.

《관리위원장동지! 비료를 보내면 안됩니다!》

이번에는 비료를 달라고 살랑대는 벼포기들이 눈앞에 얼른거렸다.

그의 내심을 들여다본듯 민영태가 더 한층 절절하게 나왔다.

《그러지 말구 제발 눈 좀 꾹 감으시우. 말은 바른대루 비료를 받아온거야 이 부위원장이지 관리위원장이요? 비료가 없어 고생하는 농장원들 생각을 해서라도 비료 한톨이래두 더 받아오라구 달구쳐야 할 위원장동무가 아니요? 아, 그런데 실어왔던 비료마저 되돌려보냈다는걸 알면 사람들이 위원장을 얼마나 원망하겠소?

난 죽인대두 그짓만은 못하겠수다, 죽인대두!》

준석은 뒤짐진 주먹을 폈다쥐였다 하다가 다시 꾹 틀어쥐고 한숨을 쉬며 돌아섰다.

기계적으로 걸음을 옮기는 그의 얼굴에 진땀이 뿌질뿌질 내돋았다.

부위원장이 창고장을 부르고 이어 비료지대들을 하차하는 소리들이 울려왔다.

까닭모를 한숨이 또다시 새여나왔다. 남들이 비료가 왔다고 기뻐하는데 왜 자기만은 불안과 괴로움을 느껴야 하는지 알수 없었다.

(농장원들이 기뻐하면 그만이지 뭘 고민할게 있는가?)

준석은 애써 불안을 털어버리고 기계화반으로 걸음을 재촉하였다.

수리분조에 들어선 그는 금혁이가 연구하던 직화로를 뜯어고치는 작업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금혁이를 데려오자면 그가 신심을 되찾을수 있게 성공의 기술적담보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직접 연구해볼것을 결심하였던것이다.

오전에까지만 해도 무엇인가 실머리가 잡힐듯말듯 하던것이 지금은 도로 엉킨 실꾸리가 되여버리고말았다. 뭐가 뭔지 통 종잡을수가 없었고 생각을 한곬으로 몰아갈수가 없었다.

그는 관리위원회 하루총화를 끝내고나서도 사무실에 설계도면을 펴놓고 밤늦게까지 씨름질했다.

역시 실머리는 잡히지 않고 까닭모를 불안만 가슴에 짙어갔다.

자정이 거의 되여서야 무거운 걸음으로 집마당에 들어서는데 아래방 전등불이 얼른 켜지더니 어머니의 그림자가 비꼈다.

(어머니가 아직도 주무시지 않는구나.)

준석은 가슴이 찌르르해서 선뜻 부엌문을 열지 못했다. 최근에 와서 더더욱 뜨겁게 절감되는 어머니의 사랑이였다. 자기가 이렇게 늦어지는 때면 안해는 혹간 피곤하여 잠드는 경우가 있어도 어머니만은 단 한번도 미리 잠드는 일이 없었다.

아무리 밤이 깊어도 잠들지 못하고 기다리다 멀리서부터 다가오는 아들의 발자국소리를 알아듣고 마중하군 하였다. 어머니들에게는 보지 않고도 아들의 발자국소리를 가려듣는 모성특유의 감각이 있는 모양이라고 준석은 생각했었다.

이밤도 어머니는 아들에게 저녁상을 차려주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게 아니냐?》

《아니예요 어머니, 걱정마세요.》

준석은 흔연히 웃어보이고 일부러 밥을 푹푹 떠먹었다.

상을 물리고 웃방에 올라가니 안해는 곤하게 잠들어있었다. 남편을 기다리던 자세 그대로 베개도 침구도 없이 한쪽팔을 깔고 오도카니 누운것이 애처롭기 그지없었다. 거름을 주무르느라 그 곱던 손이 온통 터갈라져있었다.

준석은 침구를 내려놓고 안해를 바로 눕히면서 그 거친 손을 하염없이 쓰다듬어주었다. 그러느라니 안해에 대한 죄스런 생각이 조수처럼 밀려들었다.

차라리 만시름을 털어버리고 들에 나가 안해와 함께 땀을 흘리며 일하면 마음이 어느 정도 가벼워질것만 같았다.

준석은 끝내 잠들지 못하고 자리를 일었다.

조용히 밖으로 나오니 시원한 밤공기가 페장에 흘러들었다.

앞벌에서 울리는 개구리들의 울음소리, 멀리 봉황산에서 울려오는 접동새소리, 이밤도 쉬임없이 논벌을 적시며 흐르는 옥수천물소리…

삼라만상이 잠든 야밤이건만 고향의 대지는 여전히 곡식들을 자래우고 온갖 생명체들에 활력을 부어주며 아름다운 음향으로 숨쉬고있었다.

이 대지는 지금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기다리고있을가?

자기를 살찌워줄 비료를 목마르게 기다리고있을것이다. 그러나 그 보다 앞서 자기를 가꾸는 주인들의 티없이 순결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더 바라는것이 아닐가?

불쑥 아침에 경영위원장이 회의를 결속지으면서 하던 말이 떠올랐다.

《…조건은 다 같기때문에 각자의 성실성은 가을에 수확고를 놓고 평가합시다.》

이 말이 안고있는 모순을 이제야 깨달은듯 준석은 다시금 의혹에 잠겼다.

그렇게 말한 경영위원장이 어째서 우리에게 별도로 많은 비료를 더 주었을가?

그럼 가을에 수확고를 평가할 때 특혜를 받아 더 낸 수확고가 우리의 성실성을 대변할수 있단 말인가?

아니, 준석은 머리를 저었다.

분명 량심을 속이고 얻은 명예외의 다른 아무것도 아니다. 모든 농장들에 골고루 돌아가야 할 비료를 빼돌려 자기 농장만 잘짓는 농사가 나라의 쌀독에 보탬이 되면 얼마나 되겠는가?

생각할수록 준석의 가슴은 서늘해왔다. 자기가 한 행동이 그 무엇으로써도 변호될수 없는 죄악이라는 생각이 분명해졌다.

준석은 주머니에서 담배곽을 꺼내 한대 뽑아들었다. 피울줄 모르는 담배이지만 이런 때 담배를 피우면 타는 속을 위안할수 있다는 말을 그대로 믿고싶었다.

라이타를 켜서 불을 붙이고 한모금 빨아보았다.

기침이 터져나왔다.

그때 잠든줄 알았던 어머니가 문을 열고 나왔다.

준석은 어머니를 깨운것이 미안스러워 얼른 마주가 부축하였다.

《왜 나오세요?》

《아애비한테 무슨 일이 있는것 같은데… 그래, 이 어미한테도 말을 못할 일이냐?》

어머니는 거쿨진 손으로 아들의 손을 잡아쓸며 걱정스러이 물었다.

준석은 더이상 어머니앞에 숨길수 없음을 깨달았다.

어머니와 나란히 퇴마루에 앉은 준석은 오늘 있은 일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렇게 비료가 없어 고생하는 농장원들을 생각해서 실어온 비료전량을 리창고에 넣었지요. 한데 그것이 이렇게도 마음을 괴롭힐줄은…

어머니, 이런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가요?》

생각에 잠겨있던 현씨는 깊은 한숨을 내짓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준석아, 내 오늘 너한테 보여줄것이 있다. 방안에 들어가자.》

준석은 의문스러운 눈으로 어머니의 뒤를 좇다가 천천히 따라들어갔다.

방구석에 놓인 장농문을 열고 그안의 물건들을 한쪽으로 옮겨놓던 어머니가 마침내 보풀이 인 두툼한 책 한권을 꺼내들었다.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쓰다듬다가 준석이앞에 내밀었다.

붉은색뚜껑의 웃부분에 하얀 종이를 붙이고 그우에 정성껏 표제를 써넣었다.

《수령님과 우리 가정》이라는 그 표제가 이상한 충격으로 준석의 가슴을 흔들었다.

《이건 네 아버지가 돌아가기 전 병원침상에서 적어두었던 글이다. 우리 집안이 받아안은 수령님의 하해같은 사랑을 죽어서두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내 언젠가는 너한테 넘겨주자구 했던건데, 이젠 때가 된것 같구나.》

책을 받아든 준석은 내용을 보기 전에 먼저 어머니의 얼굴을 새겨보게 되였다.

한생 볕에 타고 들바람에 거칠어진 그 얼굴, 젊은 시절의 혈색과 미모는 자취로만 남고 검은 반점에 주름깊어진 기름한 두볼에 희뿌옇게 바랜 머리칼이 눈굽을 아리게 했다.

아직도 시들지 않은 그 눈빛만은 자애깊은 모성의 애정만이 아닌, 무엇인가 절절하고 강렬한 념원과 호소를 불태우고있었다.

준석은 책을 번져 한자한자 읽어내려갔다.

그것이 아버지가 최후에 남긴 수기이며 동시에 어머니가 대물림하려고 귀중히 간수한 가보와 같은 책이라는것을 준석은 이미 알고있었다.

거기에는 반세기전부터 김윤기가문에 수놓아진 전설같은 사랑의 력사가 응축되여있었다.

그 어떤 각색이나 미사려구의 분장이 없는 원색그대로의 기록이였다.

물론 그것은 준석이 어려서부터 부모들에게서 여러차례 들어온 이야기들이였다.

최후의 기력을 다하여 쓴 비뚤비뚤한 필체와 눈물자욱이 력연한 수기의 구절들에서는 단순한 사실전달이 아닌 뜨거운 피의 흐름과 심장의 박동이 느껴졌고 순결하고도 열렬한 넋의 웨침이 울리고있었다.

《…

봉황산 과수원개간전투가 한창이던 때에 나는 어버이수령님을 모시고 평양에서 진행되는 어느 한 대회에 참가하게 되였다.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나는 흥분된 마음을 진정하지 못했다. 그때로 말하면 내가 어버이수령님의 크나큰 사랑과 믿음속에 두번다시 태여나 고향 선봉리의 관리위원장으로 온지 다섯해가 되는 해였다. 그 5년이라는 나날 내가 어느 한시인들 수령님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치지 않았으랴. 평범한 농사군에 불과했던 나를 영웅으로, 최고인민회의대의원으로 키워주시고 인생말년에 고향을 그리는 그 마음속진정까지 헤아려주신 어버이수령님께 자나깨나 감사의 큰절을 드리고싶은 열망으로 가슴불태워온 나였다.

마침내 영광의 시각은 다가왔다.

어버이수령님께서 대회장주석단에 나오시자 폭풍같은 만세의 환호성이 터져올랐다.

만면에 해빛같은 미소를 담으신 그이의 자애로운 영상을 우러르며 나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또 흘리였다. 전국다수확모범농민대회때 수령님께서 객석에 앉았던 나를 찾아 주석단 자신의 옆자리에 앉혀주시던 그날의 감격이 어제런듯 되살아왔던것이다. 그때처럼 수령님을 몸가까이 뵈옵고싶은 간절한 열망을 어쩔수 없었다. 그러나 늙은 몸에 별로 한 일도 없는 내가 무슨 면목으로 감히 그런 영광을 바랄수 있단 말인가?

나는 멀리서나마 주석단에 앉아계신 수령님을 우러를수 있는 영광으로만도 사실 행복한 사람이였다. 헌데 너무도 분에 넘친 행복이 또 차례질줄이야…

대회가 끝난 후 기념촬영장에서였다.

영광스럽게도 나는 촬영대의 맨 앞줄에 서게 되였다. 그처럼 뵙고싶던 어버이수령님을 몸가까이 모시고 사진을 찍게 된 나의 감격과 행복을 무슨 말로 다 적을수 있으랴.

이윽고 만세의 환호성이 터져오르는 가운데 어버이수령님께서 나오시였다.

순간 나는 온몸이 환희의 열광에 휩싸였다.

그이를 몸가까이 뵈옵고싶은 욕망의 불길이 걷잡을수 없게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수령님께서 군중의 환호에 답례하시며 촬영대의 가운데쪽으로 다가오셨다. 그이께서 꿈같이 나의 앞을 지나쳐가시는 그 순간 나는 그만 쌓이고쌓였던 그리움을 저도 모르게 터치고야말았다.

〈수령님!〉

나는 목청껏 웨친다고 하였지만 군중의 열광적인 환호속에서 그것은 나자신의 마음속에만 울린 심장의 웨침이라고밖에 생각할수 없었다.

그런데 두세걸음 지나쳐가신 수령님께서 뜻밖에도 걸음을 멈추시고 뒤를 돌아보시는것이 아닌가!

순간 수행원들과 회의참가자들모두가 놀라움에 굳어졌다. 팽팽한 긴장속에 숨소리조차 죽이였다.

시간마저 흐름을 멈추었던 그 시각, 수령님께서 지나쳐가신 그 몇걸음을 되짚어 걸어오신다.

그이의 얼굴에 한없는 기쁨과 반가움이 어리였다.

〈이게 누구요? 윤기동무가 아니요?〉

〈수령님!〉

나는 목메여 부르고 그만 〈으흑.〉오열을 터뜨리고말았다. 수령님께서 오래전에 만나보셨던 나를 알아보아주실줄이야 어이 알았으랴!

〈옳구만, 윤기동무가 옳아.〉

수령님께서는 어린애마냥 흐느껴우는 나를 뜨겁게 포옹해주시였다.

나는 한없는 행복감에 자신의 눈물이 수령님의 손등에 떨어지는것을 보면서도 흐르는 눈물을 멈출수가 없었다.

〈정말 오래간만이요. 그래, 우리 마지막으로 만났던게 언제던가?〉

〈수령님, 벌써 27년이 되였습니다.〉

〈27년이라,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더니 그때 새파랗게 젊었던 관리위원장이 어느새 이렇게 백발이 되였구만.… 정말 반갑소.〉

수령님의 감회깊으신 말씀에 나는 더욱더 격정이 북받쳤다.

수십년세월은 모색과 음성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지만 글쎄 우리 수령님께서 수십년전의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신것이다.

수천명의 환호하는 군중속에서 한 소박한 농촌일군의 마음속웨침을 가려들어주시고 그의 과거와 오늘을 순간에 다 헤아려주실줄이야 어느 누가 상상이나 할수 있었으랴.

이 놀랍고도 격동적인 사실앞에 나만이 아닌 동행한 간부들과 회의참가자들모두가 울었다.

온 장내가 감격에 파도쳤다.

기념촬영이 끝난 후 숙소로 돌아온 나는 받아안은 영광이 너무도 커서 설레이는 가슴을 진정하지 못하고 끝없는 행복감에 잠들지 못했다.

그런데 당중앙위원회 한 일군이 숙소에 찾아와 어버이수령님께서 선봉리관리위원장과 리당비서를 몸가까이 부르신다는 꿈같은 소식을 전해주는것이였다.

나는 어떻게 차에 올라 수령님께서 계시는 곳까지 갔었는지 알지 못했다.

〈이렇게 선봉리가 농사를 잘 지어 평양에 올라온걸 보니 더없이 기쁘오.〉

이렇게 말씀하시던 수령님께서는 문득 관리위원장의 얼굴색을 보니 건강이 좋지 못한것 같다고 념려하시였다.

나는 서둘러 별다른 병이 없다고 대답올렸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벌써 로쇠가 오면 안된다고 하시며 리당비서동무가 관리위원장의 건강을 잘 돌보라고 거듭 당부하시였다.

〈수령님! 수령님의 사랑은 어쩌면 이리도 끝이 없습니까?!〉

나는 위대한 수령님을 우러르며 목메여 울었다.》

준석은 아버지의 눈물로 얼룩진 책상우에 자기의 눈물이 떨어져 퍼지는것을 보았다. 그다음에 눈앞이 뽀얗게 흐려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손수건을 꺼내 한참이나 눈언저리를 눌러대고있다가 이윽해서 마감부분을 읽었다.

《나는 침상에 누운 나의 생이 며칠 남지 않았다는것을 안다. 고목에도 꽃을 피워준 위대하고 은혜로운 사랑에 천분의 일, 만분의 일이라도 보답하자 하였건만 야속하게도 야속하게도 나의 몸은 한초한초 스러져만 간다.

새로 개간한 청춘과원에 열매 주렁질 때 어버이수령님을 꼭 모시고싶었건만 할일만 가득 남겨놓은채 쓰러지고말았다.

마지막숨이 지는 순간까지 우리 수령님을 받들어 내가 할수 있는 일은 무엇이겠는가? 나의 후손들에게 대를 이어 수령님과 당을 진심으로 받들어갈수 있게 넋을 심어주어야 한다. 그 넋이란 한알을 주면 열, 백으로 보답할줄 아는 땅과 같이 받아안은 사랑에 보답할줄 아는 깊은 의리이다.

나는 우리 가문의 아들딸들과 손자손녀들이 여기에 대를 이어가며 보답의 자욱을 새겨갈것을 바라서 빈 공백을 남긴채 펜을 놓는다.》

결국《끝나지 않은 수기》였다.

이제부터 거기에는 아들인 준석의 수기가 이어져야 했다.

그것은 오직 깨끗한 량심과 의리의 기록이여야만 했다.

facebook로 보내기
twitter로 보내기
cyworld
Reddit로 보내기
linkedin로 보내기
pinterest로 보내기
google로 보내기
naver로 보내기
kakaostory 로 보내기
flipboard로 보내기
band로 보내기

이전페지   다음페지

도서련재
인생의 열매 제54회 인생의 열매 제53회 인생의 열매 제52회 인생의 열매 제51회 인생의 열매 제50회 인생의 열매 제49회 인생의 열매 제48회 인생의 열매 제47회 인생의 열매 제46회 인생의 열매 제45회 인생의 열매 제44회 인생의 열매 제43회 인생의 열매 제42회 인생의 열매 제41회 인생의 열매 제40회 인생의 열매 제39회 인생의 열매 제38회 인생의 열매 제37회 인생의 열매 제36회 인생의 열매 제35회 인생의 열매 제34회 인생의 열매 제33회 인생의 열매 제32회 인생의 열매 제31회 인생의 열매 제30회 인생의 열매 제29회 인생의 열매 제28회 인생의 열매 제27회 인생의 열매 제26회 인생의 열매 제25회 인생의 열매 제24회 인생의 열매 제23회 인생의 열매 제22회 인생의 열매 제21회 인생의 열매 제20회 인생의 열매 제19회 인생의 열매 제18회 인생의 열매 제17회 인생의 열매 제16회 인생의 열매 제15회 인생의 열매 제14회 인생의 열매 제13회 인생의 열매 제12회 인생의 열매 제11회 인생의 열매 제10회 인생의 열매 제9회 인생의 열매 제8회 인생의 열매 제7회 인생의 열매 제6회 인생의 열매 제5회 인생의 열매 제4회 인생의 열매 제3회 인생의 열매 제2회 인생의 열매 제1회
 감상글쓰기 
       

보안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