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페지로
날자별열람

제 50 회

제 5 장

순정의 열매

7


엄혹한 시련속에서도 계절은 어김없이 바뀌였다.

모내기철이 다가올수록 민영태의 마음은 초조하고 불안했다. 아들의 창안품이 만사람의 평가를 받게 될 시각이 마침내 닥쳐오는것이다.

김준석이 왜서 그리도 직화로를 주장하고 완강히 밀고나왔는지 그 진정을 비로소 똑똑히 알게 된 민영태는 이제 더이상 뒤공작으로 휘발유를 끌어올내기를 되풀이할수 없다는 생각이 더욱 절감되였다. 결국 직화로가 농장의 유일한 출로이라는것을 깨달을수록 그 성공여부에 대해 더욱 가슴을 조이게 되는것이였다.

그래 요즘은 짬만 있으면 직화로 설계도면을 들여다보았고 길을 걸어도, 밥을 먹어도, 자리에 누워도 그 생각을 놓지 못하는것이였다.

과연 어떻게 될가? 저도 모르게 이런 의문을 던져보았다가는 펄쩍 정신이 들어 자신을 꾸짖었다. 제길 어떻게 되긴 어떻게 돼? 무조건 돼야지. 《안되면?》이란 말은 성립될수가 없어.

아버지의 심정을 뜨겁게 느낀 금혁이도 직화로의 설계도면과 현품을 몇번이고 검토해보며 조작시험을 거듭해보았다.

마침내 첫 모를 내는 날이 왔다.

기계화반 마당에서 40대의 직화로를 설치한 모내는기계들이 출동명령을 받고 시동을 거는 차례로 포전을 향해 떠났다.

관리일군들이 한개 작업반씩 맡고 따라나갔다.

민영태도 2작업반 기계들을 앞세우고 현장으로 나가는데 준석이 다가와 의논조로 말했다.

《방금 군경영위원회 자재과에서 모내기용휘발유를 공급한다는 전화가 왔군요. 오후쯤에 들어가보는게 어떻습니까?》

《거 뭐 얼마나 주겠는지 천천히 타옵시다. 우리야 직화로를 리용하는 조건에서 휘발유가 당장 필요한건 아니지 않소?》

《하긴 그렇지요.》

준석은 감심한 눈빛으로 머리를 끄덕이였다.

영태는 자기로서도 확신성있는 그 말이 어떻게 그처럼 흔연히 나갔는지 알수 없었다.

잠시후 그는 2작업반 포전에 이르렀다.

어느새 모내는기계가 6개의 모함과 운전공들을 태우고 흐물흐물하는 논판을 달리고있었다.

그런데 얼마간 지켜보느라니 왜서인지 기계가 힘을 못쓰고 헛돌이를 하다싶이 하는것이였다.

운전공은 나무가 모자라서 그러는가 하고 불통안에 장작을 보충해넣는데 연기만 팡팡 오르고 논판 한가운데서 풍구질을 하지 않으면 안되였다.

영태는 다리를 걷고 들어가 직접 운전을 해보았으나 어디에서 무엇이 사달이 났는지 전혀 알수 없었다. 원동기가 결함인지, 직화로가 결함인지, 그 련결부위가 결함인지…

안타까이 이것저것을 만져보고 들여다보던 영태는 불안한 마음으로 다른 분조에 가보았다. 거기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작년에 자기가 우려했던바 그대로가 아닌가?

무부하상태에서의 3시간이 만부하상태에서는 그 절반이하로 줄어들수도 있다고 생각했었지?

…그렇다면 정말 40대의 직화로가 무용지물이 되였단 말인가?

영태는 눈앞이 캄캄하고 머리가 핑 돌았다.

딛고선 땅이 통채로 흔들리는것 같다.

모판들에서는 떠놓은 모가 시들어간다고 아우성을 쳤다.

실패는 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보아졌다.

시급히 휘발유를 끌어다대지 않으면 안될 긴박한 정황이였다.

영태는 벌어진 실태를 도저히 현실로 믿기가 어려웠다. 아니, 믿을수가 없었다.

그는 단호히 머리를 젓고나서 피우던 담배를 내던지고 기계우에 올라섰다. 운전공을 밀어내고 앉아 조향륜을 직접 틀어쥐였다.

역시 무정한 기계는 영태의 안타까운 마음을 알아주지 않았다.

명준은 코방귀를 뀌며 툴툴거렸다.

《글쎄 이놈의 기계는 휘발유 아니면 몸에 안 맞는대두요. 아, 부위원장동진 이럴새 있으면 빨리 휘발유 끌어올 생각이나 하시라요.》

《이녀석! 휘발유가 어디 있다구 그래? 있다한들 그것 가지구 어림이나 있어?》

《있는껏 하다 모자라면 손모 하는수밖에요.》

《야, 너 그런 생각 하구있으니까 기계가 말을 안 듣지. 무조건 해야 된다는 생각은 없이…》

《하긴 뭐 해보다 안되면 작년처럼 또 휘발유를 끌어다주겠지요.》

《뭐라구?》

영태가 성이 나서 명준이를 노려보는데 준석이 긴장한 얼굴로 나타났다.

그 역시 3작업반에서 같은 현상을 목격하고 다른 몇개 작업반들을 돌아보고 오는 길인데 시원히 되는데가 없어 불안한 심정이였다.

《그래, 부위원장동무 보기엔 어디가 말썽인것 같습니까?》

《글쎄, 아직은 확고한걸 모르겠지만 좀더…》

민영태는 실눈을 짓고 말끝을 얼버무리였다.

《어쨌든 군에서 공급되는 기름이라도 우선 타와야겠습니다. 경영위원회에서 또 전화가 왔더군요. 이제 곧 유조차를 가지구 떠나십시오.》

민영태는 담배를 입귀에 물고 불을 붙이더니 잠시 생각끝에 말했다.

《휘발유는 모내기가 끝난 다음 실어오는게 어떨가요?》

《아니, 그건 왜요?》

영태는 명준이쪽을 흘깃 돌아보고 낮은 소리로 대꾸했다.

《운전공들이 휘발유에 기대를 걸게 되면 직화로의 성공을 위해 애써 노력하지 않기때문이지요. 거야 뻔한 일 아니요?》

《예?!》

준석은 놀란 눈으로 뚫어지게 영태를 마주보았다.

《그러니… 부위원장동문 직화로도입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다는겁니까?》

《난 내 아들을 믿습니다. 분명 결함은 설계나 제작이 아니라 운전조작에 있다고 봅니다.》

《아니! 그렇다면?…》

준석은 격하여 말을 잇지 못하고 뜨거운것을 꿀꺽 삼켰다.

《위원장동무, 오늘중으로 기어이 실패원인을 찾고 직화로도입을 실현합시다.》

《고맙습니다, 부위원장동무!》

준석은 뜨겁게 부르짖으며 영태의 두손을 꽉 잡아흔들었다.

그때 박정운이 다가왔다. 긴장한 얼굴에 땀발이 서려있었다.

《어떻게 됐소? 여기두 고장인가?》

《잘 안됩니다, 비서동지!》

《처음이 돼서 그러겠지. 무슨 일이든 자꾸 할수록 미립이 트는 법이야.》

박정운은 모내는기계에 달라붙어 스파나질을 하고있는 운전공을 지켜보다가 문뜩 생각난듯 물었다.

《참, 여기 2반에 농업전문학교 졸업생이 둘이나 있지?》

《예.》

《됐소. 아무래두 이쪽 아래지구는 여기 2반에서 먼저 시범을 만들어가지구 일반화하는게 좋을것 같소. 웃지구는 4반에서 금혁이를 데리구 내가 해보겠으니 여긴 부위원장동무가 맡아주오.

운전조작의 묘리를 빨리 찾아내는게 중요하오.》

《알겠습니다.》

《그럼 위원장동문 전반지휘를 하면서 각 작업반들에서 일군들이 당황하지 말고 자기 위치를 차지하도록 해주오.》

《예, 그렇게 하지요.》

당비서가 부지런히 걸음을 다그쳐나가는것을 보고 준석은 마음이 든든해졌다. 일군들부터가 이렇게 일심동체가 되고 한마음한뜻으로 생각하고 뛰는데 못해낼 일이 무엇이랴.

김대일경영위원장은 모내기가 한창 시작되여야 할 때에 휘발유를 받아가지 않는 선봉리가 걱정되여 직접 현지로 떠났다.

떠나기 앞서 선봉리관리위원회로 거듭 전화를 걸어보니 위원장은 현장에 나가고 없었다. 사무실에서 일을 보던 지령원이 전화를 받았다.

도대체 선봉리는 모내기를 언제 시작할셈인가고 묻자 이미 시작을 했다지 않는가.

대일은 믿어지지도 않았다.

기름 한방울 없이 모내기를 어떻게 시작했다는것인가? 준석의 하는 일을 내심 믿고 지지하고 떠밀어주고있지만 욕심이 부족한것이 항상 마음놓이지 않는다.

응당 군의 본보기로, 선봉이 되여야 할 선봉땅의 농사를 맡아안았으면 그 누구보다도 영농물자공급에서 욕심을 내고 이악을 부려야 하겠는데 이건 주는것마저도 싫다 하며 마다하니 도대체 어떻게 리해해야 할는지 알수 없었다.

선봉리어구에 들어서던 대일은 급히 승용차를 멈춰세웠다. 길옆의 첫포전에서 기세찬 동음을 울리며 푸른 주단을 펼쳐나가는 모내는기계를 보았던것이다.

자기의 눈을 의심하며 차창유리를 내리우고 자세히 보니 뜻밖에도 기계를 운전하는 사람은 민영태부위원장이였다. 휘발유도 없이 무엇으로 기계를 돌리는가?

얼핏 눈에 띄우는것이 민영태가 뒤잔등에 무엇인가 길둥그런 통을 지고있는것 같은 모습이였다.

잠시후에야 대일은 그것이 운전석뒤에 설치된 가스로라는것을 알아차렸다. 신기하게도 기계에서는 휘발유를 먹을 때와 같이 연기 한점 나지 않고 동음도 고르로왔다.

(아니, 그럼 이 사람들이 정말 잡관목으로?!)

대일은 놀랍고 흥분되여 저도 모르게 차문을 박차고 나왔다. 허리에 두손을 짚고 선채 넋을 잃은듯 한참이나 기계의 움직임을 지켜보았다.

분명히 기계는 움직이고있었다. 규칙적으로 오르내리는 이양틀, 일정하게 꽂혀나가는 벼모들이 거울같은 논판에 푸른 주단으로 펼쳐진다. 잽싸게 모춤을 풀고 가쯘히 뿌리를 다독여 모통에 펴놓던 공급수가 어느새 일어나 로뚜껑을 열고 잔 나무쪽들을 한줌 집어넣는다. 그러자 한층 높아지는 기계의 동음소리… 어느덧 맞은켠 논뚝에까지 가닿은 모내는기계가 다시 이쪽으로 방향을 돌리였다. 그러는 사이 대기하고있던 사람들이 논뚝에 주런이 놓인 모바구니들과 잡관목이 담긴 새끼구럭을 눈깜박할 새에 발판우에 옮겨놓았다. 그야말로 치차바퀴 맞물리듯 째인 일솜씨였다.

대일은 신비로운 기적의 주인공인 모내는기계운전공이 다름아닌 민영태라는것이 생각할수록 놀라와 그의 모습을 새삼스럽게 보고 또 보았다.

직화로도입을 그렇게도 달가와하지 않고 휘발유구입에만 급급해서 돌아가던 민영태가 오늘은 기적의 창조자로 거연히 앉아 보란듯이 전야를 누벼나가는것이 아닌가?

사람의 변화발전이란 정말 이렇게도 불가사의한것인가?

대일은 눈굽이 쩌릿하게 젖어드는것을 느끼며 두눈을 슴벅이였다.

이때 자전거에 공구함을 실은 금혁이가 땀발이 돋아서 마주 달려오다가 멈춰섰다.

《너 금혁이로구나. 어딜 그렇게 급히 가는 길이냐?》

대일은 무작정 반가운 생각이 들어 그를 붙잡고 물었다.

금혁은 입귀에 덧이가 곱게 드러나게 웃으며 허리를 굽석했다.

《경영위원장동지, 안녕하십니까? 저… 〈포전왕진〉을 다니는중입니다.》

《응? 〈왕진〉이라니?》

《원동기나 가스로가 고장나지 않았는지 해서…》

《아, 그래? 수리분조장이 자기 역할을 잘하는구만, 잘해.》

대일은 저력있는 음성으로 이렇게 칭찬하며 금혁의 어깨를 다정히 두드려주었다. 그리고 호기심이 나서 재촉했다.

《자, 어서 그럼 저 기계를 〈진찰〉두 하구 〈치료〉두 하라구.》

《위원장동지, 저 기계는 현재 아무런 병적증상도 없습니다.》

금혁의 자신있는 어조에 대일은 다소 미타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 이렇게 멀리서 보구 병난 기계를 알아낼수 있나?》

《예, 동음소리와 기계의 속도를 보면 기관들의 상태가 알립니다.》

《역시 민동무가 다르구만. 괜찮아!》

김대일은 흐뭇해서 거듭 칭찬하며 담배를 꺼내 내밀었다.

《고맙습니다. 그럼 전 또 가보겠습니다.》

금혁은 자전거를 끌고 모내는기계가 나오는쪽을 마주 향해갔다.

《아버지― 지금 가동시간이 얼마나 됐습니까?》

《네시간째 이상없다!》

민영태가 아들을 돌아보며 농립모밑으로 느슨한 웃음을 지어보인다.

금혁이 믿어지지 않는듯이 되묻는다.

《아니, 네시간째라구요?》

《이런 식으로 나가면 네시간이 아니라 40시간도 작업을 지속시킬수 있겠다. 아니, 그 이상도 얼마든지!》

《예?!》

금혁은 얼나간 사람모양 멍하니 굳어져버렸다.

한참이나 망두석같이 서있던 그가 별안간 안경을 벗더니 손등으로 눈굽을 문대였다.

《아버지… 고마워요.…》

그가 목메인 소리로 중얼거리는 말이 대일의 귀전에 울려왔다. 그 바람에 대일이도 눈시울이 뜨끈해옴을 어쩔수 없었다.

《얘! 여긴 걱정말구 다른 분조들에 가보아라, 어서!》

금혁은 눈물어린 얼굴에 웃음을 담은채 아버지를 향해 손을 흔들어보이고는 자전거를 타고 떠나갔다.

대일은 오래간만에 보는 민영태와 속을 터놓고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고싶은 충동을 느끼며 지그시 그의 작업모습을 지켜보았다.

민영태가 한배미를 끝내고났을 때 대일이 그리로 다가갔다.

《수고하네, 영태!》

《아니, 이게 경영위원장 아니요? 그새 잘있었습니까?》

민영태는 못내 반가와하며 대일이 주는 담배곽을 받아들었다.

《헌데 타가라는 휘발유는 타갈 생각 안하고 어째 운전공노릇만 하고있나?》

《아, 이렇게 휘발유 없이두 기계가 씽씽 돌아가는걸 보면서두 그러우? 이제부턴 나두 옛날의 우정을 턱걸구 경영위원장 따라다니며 성화멕이지 않겠으니까 제발 이전의 민영태는 지워버려주시우.》

《하하… 그러자구.》

대일은 영태의 손등에 자기의 손을 철썩 얹으며 껄껄 웃었다. 민영태도 비로소 환한 웃음을 지으며 맛스럽게 담배를 빨았다.

그때 김준석이 한무리의 사람들을 이끌고 다가오는것이 보였다.

《경영위원장동지, 나오셨습니까?》

《아, 관리위원장 얼굴이 환한걸 보니 온 벌이 다 환해지는것 같구만.》

대일은 준석의 손을 굳게 잡아흔들고 묻는 눈길로 뒤따라온 사람들을 넘겨다보았다.

《점심참에 작업반초급일군들과 운전공들의 협의회를 조직했습니다. 2작업반의 시범을 보여주고 직화로에 의한 모내는기계 운전묘리와 류의점을 강습주자는겁니다.》

《그러니까 민부위원장이 강사란 말이지? 그거 마침 잘됐소. 나도 그 김에 좀 배우기요. 하하…》

대일은 기분이 좋아서 호탕하게 웃었다.

사람들앞에 나선 영태는 모내는기계의 실제동작을 보여주면서 자기가 터득한 운전조작의 묘리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자, 이렇게 불통에 나무를 넣구 기름걸레를 공기구멍에 넣어 풍구질을 해서 불을 붙입니다.

연기색갈이 흰색으로부터 감빛으로 변하면 가스가 생산되기 시작한것으로 보구 시동끈을 당겨 발동을 겁니다. 여기까지는 모를게 없겠지요?》

《예― 그다음이 문제지요. 왜 자꾸 헛돌이를 하면서 맥을 못 추는가 말입니다.》

《우리 분조 기계는 까닭없이 발동이 죽구죽구해서 논판가운데서 풍구질을 하구 연기를 피워야 한다니까요.》

운전공들이 이구동성으로 제기하는 말이였다.

《기계가 힘을 못쓰거나 발동이 죽는것은 많은 경우 기화기조절을 잘못하는데 원인이 있습니다.

운전의 묘리는 기본 기화기조절입니다. 휘발유를 쓸 때와 다른 점이 바로 이것이기때문입니다.

여기 이 랭각기에서 식혀진 가스가 불통에서 수분과 분리된 후 련결관과 호스를 통해서 원동기로 들어가는데 이때 기화기가 이것을 일정한 량의 공기와 섞어 빨아들이게 됩니다. 기화기의 입구를 적당히 조절하지 못하면 가스량에 관계없이 공기가 섞여들어가기때문에 가스의 밀도와 추동력이 떨어지게 되는것입니다. 철저히 가스량에 알맞는 공기가 들어갈수 있게 기화기의 입구를 조절해야 합니다.》

《가스량이 어느 정도인지 눈으로 볼수 없는게 문제 아닙니까?》

《그러길래 힘을 못쓰거나 발동이 죽어갈 때는 들어가는 공기에 비해서 가스량이 적거나 많다는걸 간파하구 조절변을 크게 또는 작게 돌려보아야지요.》

《아― 알만 합니다. 그러니까 기계가 힘을 못쓸 때는 가스량에 비해서 공기가 지내 많든가 적든가 하기때문이구만요.》

명준이가 령리하게 눈을 빛내며 하는 말이였다.

《그렇지, 바로 그거요.》

다른 운전공들도 무릎을 치며 이구동성으로 떠들었다.

《하니까 그럴 때는 기화기조절부터 해보아야겠군요.》

《야― 그런걸 원인이 뭔지 몰라서 죽도록 씩딱거렸댔구나. 남의 기계와 원동기를 바꾸어 달아보구, 직화로를 바꾸어 앉혀보구 하면서 말이야.》

《그러게 머리가 안 돌면 손발이 고생한다지 않아?》

《아무리 머리가 차돌머리인들 이런 단순한 리치도 몰랐다는게 창피한데?》

명준이가 우습강스럽게 머리를 긁적거리자 운전공 김도열이 점잖은 어조로 시까슬렀다.

《진리란 언제나 찾고보면 아주 단순한 법이야. 뉴톤의 법칙도 그렇지 않아?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면 땅으로 떨어지지 하늘로 올라가지 않는다는거야 얼마나 단순명백한건가. 그런데 그게 지구의 끌힘때문이라는걸 뉴톤이 발견하기 전까지는 누구도 알지 못했단 말이야.》

《허허…》

《하하…》

유쾌한 웃음들이 터져올랐다.

민영태가 그외의 몇가지 류의점들을 보충적으로 지적해주었다. 이어 매 사람이 기계를 직접 동작시켜보면서 구체적으로 실습들을 하였다.

그리고는 이젠 할수 있다고 다들 자신있어하였다.

《자, 그럼 집에 가서 점심들을 먹구 오후작업부터 본때를 보입시다!》

준석이 주먹을 들어 흔들며 하는 말에 강습생들모두가 신심에 넘쳐 호응해나섰다.

대일은 후더운 마음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초급일군들과 운전공들이 헤여져간 후 준석은 영태의 손을 뜨겁게 잡아쥐고 진정에 넘쳐 말했다.

《부위원장동무가 정말 수고했습니다. 큰일을 했습니다.》

《그까짓게 무슨 큰일이라구 그러오?》

《아닙니다. 부위원장동무야 원래 오늘 휘발유를 타러 갔다오게 되여있었지요. 만약 그랬더라면 직화로는 또 한동안 애를 먹였을게 아닙니까? 정말 부위원장동무가 하루종일 기계를 타보면서 애써 실패의 원인을 찾았으니 다행이지 모내기시일이 급하다고 또 휘발유에 매달릴번 했단 말입니다.》

준석의 말에 대일도 감동되여 놀랍게 물었다.

《도대체 남들이 못 찾은 묘리를 자네가 찾아낸 비결이 뭔가? 자네야 기계전문가도 아니지 않나?》

《다른게 없었지요. 그저 각오하구 달라붙었더니 되더구만요. 이를테면 대용연료에 운명을 걸었다고 할가.》

《옳소. 당정책관철은 바로 이렇게 운명을 걸구 해야 하는거요!》

대일이 흥분하여 부르짖는 말이였다.

《내 오늘 선봉리에 와보구 참으로 깨닫는바가 크오. 지금까지 난 선봉리를 내세워준다면서 왼심도 많이 썼는데 당의 농업정책을 무조건 관철한다는것이 어떤것인지 이번에 더욱 절감하게 되였소. 선봉리일군들처럼 특전이나 특혜를 바람이 없이 당정책관철에 운명을 걸구 모든걸 다 바쳐 일해야 한다는걸 말이요. 직화로기술도 놀랍지만 그 정신이 더 귀중한게지. 안 그렇소?》

《제가 너무 뒤늦게야 그걸 깨달았지요.》

민영태의 자책어린 말에 준석이 후더운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그래도 직화로성공의 마지막열쇠야 부위원장동무가 열어제끼지 않았습니까?》

《그러게 지혜라는것도 다 정신에서 나온다는 말이 옳아.》

《사상이 발동되면 못해낼 일이 없지요.》

서로 공감하고 찬동하는 세사람의 얼굴에는 따뜻한 웃음이 어려있었다.

《이 기쁜 날에 우리 집에 가 식사나 함께 하는게 어떻습니까?》

준석이 흥그러운 어조로 이렇게 말하자 대일이도 적극 찬성했다.

《정말 오래간만에 이렇게 뜻깊게 만났는데 그저 헤여질수가 없지.

부위원장동무, 우리 관리위원장네 집을 들이치기요, 아예 밑천이 거덜나게. 아주머니가 혼이 나서 쩔쩔 매게 말이요.》

《걱정마십시오. 우리 집 사람은 항상 준비돼있으니까요.》

《그럼 어디 한번 겪어보잔 말이요. 하하…》

《허허…》

세사람은 즐겁게 웃으며 승용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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